[단독] 국민연금, 용산정비창 개발 참여 검토…공공개발 급부상
박주민 제안에 김성주 "충분히 검토 가능"
민간 매각 대신 장기운영형 개발 모델 제시
"연금과 손잡고 AI시티·구독형 주택 개발"
국민연금 국내 주거 투자 본격화 기대감
민간 매각 대신 장기운영형 개발 모델 제시
"연금과 손잡고 AI시티·구독형 주택 개발"
국민연금 국내 주거 투자 본격화 기대감
18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예비후보는 김 이사장을 만나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용산정비창을 민간에 팔지 말고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용산정비창은 약 49만㎡ 규모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신분당선 등과 연결되는 초광역 교통 거점인 데다 남산·한강·용산공원이 맞닿은 서울 핵심 입지다. 입지와 규모, 상징성을 모두 갖춘 땅인 만큼 이 부지를 어떻게 개발하느냐는 단순한 부동산 사업을 넘어 서울의 도시 전략과 주택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상징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박 예비후보가 내놓은 구상은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유지한 채 국민연금 등 장기 자본과 함께 개발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용산정비창을 ‘AI시티 용산’으로 조성하고, 분양 대신 임대 중심의 구독형 주택 2만 가구를 공급하는 것이다. 교통·안전·돌봄·에너지 등 도시 전 영역에 물리적 AI를 접목하고, 시민과 기업, 대학이 함께 기술과 서비스를 실증하는 리빙랩 도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용산을 미래형 도시 모델의 첫 실험장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번 제안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김 이사장이 국민연금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는 사안이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볼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정비창처럼 상징성과 사업성이 큰 부지 개발에 국민연금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예비후보가 구상한 사업 구조는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유지하고, 국민연금 등 장기 사업자가 토지 임대료와 운영 수익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며 장기간 운영한 뒤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최저 시세의 40% 수준으로 구독형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초저출산·초고령화 환경에서 AI 기반 도시 운영과 장기 임대주택을 결합해 도시 경쟁력과 주거 안정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적 파장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용산정비창은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서 개발 공약의 상징성이 가장 큰 부지 중 하나로 꼽힌다. 민간 매각을 통한 단기 개발 이익을 택할지, 공공이 보유한 채 장기 개발 모델로 전환할지에 따라 서울의 도시 정책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국민연금의 국내 주거·임대 시장 투자 확대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이 자국 임대주택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안정적인 장기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국민연금 역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해외에서 검증된 임대주택 투자 모델을 국내에 적용할지 여부가 다음 과제”라며 “용산정비창처럼 상징성과 규모를 갖춘 사업이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