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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형벌조항 정비' 선행돼야 [광장의 공정거래]
'연성 담합' 기계적 기소 땐 기업 위축…
"전속고발권 수술, 형벌 완화 병행 필수"
"전속고발권 수술, 형벌 완화 병행 필수"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일반적인 형사처벌 규정과는 달리 다수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전속고발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 사건이 고도의 전문적·경제적 판단을 요하므로, 전문기관인 공정위가 1차적으로 형사처벌이 필요한 정도의 사안인지 가려내어 고소·고발 남발과 수사기관의 반복적인 수사로 인한 기업의 경영활동 위축이나 경영의 불확실성을 방지하려는 장치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공정위가 고발권을 독점하면서 담합 등 중대 범죄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공정위의 고발 실적은 최근 10년간(2015~2024년) 부침을 겪어왔다.
"과도한 형별 조항...대폭 정비 선행돼야"
전속고발권 폐지 논의가 실효성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공정거래법상 광범위하게 규정되어 있는 형벌 조항의 대폭적인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과도한 형사처벌을 줄이고 경제적 책임을 강화하고자 하는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담합이나 입찰담합에 한정하여 형벌 조항을 두는 경우가 많다. 반독점법의 본산인 미국은 담합과 독점화에 대해 형벌 조항을 두고 있지만, 실무상으로는 가격담합, 시장분할담합, 입찰담합 등 ‘당연위법의 원칙(per se illegal)’이 적용되는 경성공동행위에 한하여 형사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형사정책적 관점에 비추어 볼 때에도 경제적 제재를 비롯한 행정적 제재로 충분한 사안이나 형벌을 부과할 정도로 비난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은 유형에 대해서까지 형벌 조항을 두는 것은 과도하다. 공정거래법은 과징금, 시정명령, 손해배상 등 다양한 행정상 제재나 민사적 구제수단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형벌 조항을 광범위하게 존치하고 전속고발권만 폐지할 경우 형사절차의 남용이나 규제의 과잉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또한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는 경우에는 공정거래 사안에 대한 수사기관의 전문성 확보가 더욱 긴절히 요구된다. 고소·고발이나 직권으로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 경우에 수사기관이 조기에 형사처벌에 적합하지 않은 사안을 가려내어 수사를 종결하고 불기소 처분을 할 수 있어야만 기업의 불필요한 부담을 덜어주어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북돋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업들은 상시적인 형사 리스크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성공동행위에 속하는 유형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경제적 통합과 연관되어 있고 효율성 증대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경제적 통합의 경쟁제한 효과와 효율성 증대 효과를 형량하여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사안을 경성공동행위라고 하여 기계적으로 기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법원도 일찍이 "제반 사정의 형량과 분석을 거쳐 경쟁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판단까지도 요구되는 경우나 … 경쟁질서 내지 거래질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경우 등 복잡한 규범적·경제적 분석이 필요한 경우에는, 행위자에게 범죄의 구성요건인 '공정거래저해성'에 관한 '고의'를 인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판시(2017두51365)하여 형사처벌의 신중함을 요구하였다.
따라서, 전속고발권 개편 논의는 공정거래법상 형벌 조항의 대폭적인 조정과 수사기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논의와 동반하여 이루어져야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촉진이라는 공정거래법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