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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2000명 풀었다"…'인해전술'로 MWC 점령한 화웨이

美제재 속 수출에 사활 걸어
"절박한 中이 더 무섭다" 말 나와

바르셀로나=최지희 테크&사이언스부 기자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 개막 전날인 지난 1일, 피라그란비아 전시장 입구 주차장에 장관이 펼쳐졌다. 화웨이 이름표를 부착한 수백 대의 관광버스가 일사불란하게 정렬하더니 눈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버스에서 쏟아져 나왔다. 나중에 화웨이 부스에서 들은 얘기로는 올해 MWC를 위해 화웨이가 투입한 인원은 2000여 명이었다.

화웨이는 미국의 대중 제재를 촉발한 기업이다. ‘가성비’ 네트워크 장비로 미국 등 세계 시장을 공략하던 화웨이는 스파이 혐의로 미국 등 서방 세계로의 수출길이 모두 막혔다. 인민해방군 출신인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중국 정부와 밀착해 엔비디아에 대항할 인공지능(AI) 칩을 생산하는 등 ‘레드 테크’ 굴기의 선봉에 서 있다. 이런 화웨이가 수년째 MWC에 공을 들이는 데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 현장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엔 아예 발을 디딜 수도 없다”며 “유럽 각국을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잠재 고객이 몰리는 MWC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화웨이 직원들의 눈빛은 시쳇말로 살아 있었다. 부스에 누구라도 방문하면 직원이 바짝 따라붙어 그들의 기술력을 열심히 설명했다. 관람객 한 명에 직원 두 명이 밀착 마크하는 진풍경도 목격했다. 말로만 듣던 중국의 인해전술은 MWC 행사 내내 화제가 됐다.

그렇다고 중국 기업들이 영업에만 의존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휴대폰 뒷면에 로봇 팔 같은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 스마트폰’을 들고나온 중국 휴대폰 제조사 아너 부스는 전시장 밖으로 사람이 밀려날 만큼 인파가 몰렸다. 아너가 개발했다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화웨이 직원들은 밀려드는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느라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한국을 대표해 MWC에 참가한 통신사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중국 기술이 미국 유럽과 비교했을 때 전혀 뒤처진다는 느낌이 안 든다”고 말했다.

올해 MWC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350곳이다. 전년에 비해 62곳(21%) 늘었다. 중국 공산당의 기술 독립 특명을 받고 앞다퉈 개발과 생산 전선에 뛰어든 중국의 기술 기업은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수출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작년까지는 중국의 기술력에 놀랐는데 올해는 그들의 절박함에 더 놀랐다.”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의 최강자 퀄컴 관계자의 말이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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