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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먹이 주면 '과태료 100만원' 아세요?

시행 1년째…현장 체감 낮아
시설물 훼손·시민 불편 지속
관련 민원 3년새 27% 늘어나
지난 22일 오전 11시께 서울역광장 한복판에서 비둘기 40여 마리가 털을 부풀린 채 햇볕을 쬐고 있었다. 이때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와 봉투를 꺼내 뻥튀기 과자를 바닥에 쏟아부었다. 순식간에 비둘기가 몰려들어 ‘구구’ 소리를 내며 과자를 쪼아 먹자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인상을 찌푸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공원, 광장 등 도심 공공장소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한 ‘비둘기 먹이 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장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개체 수 증가에 따라 시설물 훼손과 시민 불편이 계속되는 만큼 적극적인 홍보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시행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집비둘기 등 유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서울시를 비롯해 강원 속초시, 경기 부천·파주시, 세종시 등은 지난해 조례를 제정해 금지 구역에서 먹이를 주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지자체가 ‘비둘기 모이 금지령’을 내린 것은 급증하는 개체 수 때문이다. 비둘기는 야생에서 연 1~2회 산란하지만 먹이가 풍부하고 천적이 거의 없는 도심에서는 연 4~6회까지 번식한다. 관련 민원도 증가 추세다. 기후부가 민원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해 보니 2021년 2395건에서 2024년 3037건으로 26.8% 늘었다.

강한 산성을 띠는 비둘기 배설물은 문화재와 건물, 차량 등을 부식시키고 각종 전염병의 매개체로 작용한다. 깃털에는 진드기, 벼룩, 빈대 등 다양한 기생충이 서식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법이 실질적인 억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서울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40대 환경미화원 이모씨는 “단속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털과 배설물은 물론 먹다 남은 곡물과 과자 부스러기를 치우는 것도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역 역사 내 식당에서 근무하는 윤모씨(24)는 “비둘기가 매장 안으로 날아들 때마다 손님들이 놀라고 불쾌해한다”며 “법이 생겼다고 들었지만 체감되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단순 홍보에 그칠 것이 아니라 먹이 주기가 왜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시민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계도와 함께 단속 사례를 축적해 경고 메시지를 전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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