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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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과 무관한 개인 명예훼손 소송 비용을 교비로 지출한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김종희 상명대 총장(71)이 직위 상실 위기에 놓였다. 김 총장 측은 형이 확정될 경우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될 수 있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약식기소된 김 총장에게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을 내렸다. 김 총장이 2018년 명예훼손 관련 손해배상 소송을 학교법인 명의로 진행하며 변호사 선임료 550만원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행위를 유죄로 본 것이다. 교육공무원법과 상명학원 정관 등에 따르면 3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임용 결격 및 당연퇴직 요건이 적용될 수 있다.

약식명령은 검찰이 정식 공판 대신 서면 심리를 요청하는 약식기소 사건에 대해 법원이 별도 재판 없이 벌금·과료 등 재산형을 선고하는 절차다. 피고인이 이를 받아들이면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고 형이 확정된다. 다만 피고인이 7일 이내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 사건은 형사 공판 절차로 전환돼 1심 재판을 거쳐 상고심까지 다툴 수 있다.

김 총장은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로 향후 재판 결과가 총장직 유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서는 교비 지출의 교육 관련성 여부와 회계 집행 승인 절차의 적정성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총장은 지난해 9월 제15대 상명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9년까지다.

법조계에선 김 총장의 과거 횡령 전력이 이번 재판에서 양형 판단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총장이 앞서 두 건의 업무상 횡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어서다.

김 총장은 2001~2002년 장학회 사건에서 상명동우장학회 기금 3억원을 본인 계좌로 이체해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2007년 동문회 사건에서도 약 6년간 총동문회 자금 2억8666만원을 주식 투자, 주택 매입, 생활비 등에 사용한 혐의가 인정돼 벌금 3000만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첫 공판은 이달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김 총장 측이 지난 11일 재판부에 공판 연기 신청서를 제출해 공판기일이 다음달 24일로 변경됐다.

한편 상명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최종적으로 법인 회계로 처리돼 교비 손실이 전혀 없었는데도 교비 횡령 혐의로 고발돼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재판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건은 김 총장 재직 중 처리한 직무와 관련해 고발된 사안이 아니라 7년 전 퇴직한 부총장 재직 시절 발생한 사안”이라며 “사립학교법상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