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알짜 부지 6만 가구 공급한다는데…분양 비중은
1·29 대책, 임대·분양 비중 공개 미뤄
3월 ‘주거복지 추진방안’서 발표 예정
공급 물량 중 절반은 임대 주택 나올 듯
임대 비중 증가 땐 용산 등 반발 예상돼

공급 주택 분양가도 10억 웃돌 전망
시장선 “매매시장 심리에 영향 미미”



정부가 지난달 29일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내놨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우수 입지에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6만 가구 중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비중은 공개를 미뤘다. 시장에선 부동산 매매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예상보다 분양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 매수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를 위해 임대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월 임대 비중 공개


4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주거복지 추진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1·29 대책'에 포함된 물량 6만 가구를 어떻게 배분하고 공급할지가 담길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분양 주택과 임대 주택 공급 비중이 정해지고, 자금 동원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를 위한 금융 지원 방안 등도 함께 담길 예정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경DB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경DB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 주거 안정화를 목표로 총 6만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1·29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다시 꿈틀거리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을 잡고, 실수요자에게 확실한 ‘공급 시그널’을 줘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겠단 복안이다.

대책에선 구체적으로 수도권에 46개 지역, 6만 가구가 제시됐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 어느 정도의 임대 주택과 분양 주택이 공급될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분양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고려해 임대 비중을 극단적으로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임대주택만 많고 분양주택은 적을 거란 이야기는 과하다”며 “분양주택도 모두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선을 그었다.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르면 공공주택지구에서는 전체 물량 중 35% 이상을 임대 방식으로 공급해야 한다. 최근 공급되는 공공주택지구 물량 중에는 40%가 임대다. 노후청사 복합개발은 그간 분양 방식으로 공급된 전례도 없다.

임대 비중 “절반 가까이”


시장에선 공급되는 물량의 절반 정도가 임대주택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9 대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 중 대다수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공급하는 공공주택이고, 기존 국공유지를 활용해 공급되는 만큼, 분양하게 된다면 일부가 과도한 특혜를 누리게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모습. 한경DB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모습. 한경DB
정부에서도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분양 비중을 높이게 된다면 도심 핵심 입지에 분양받게 되는 일부 계약자가 과도한 특혜를 누린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며 “비슷한 논리가 LH 개혁위원회에서도 나와 임대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이번 대책에서 주요 주택공급 대상지로 지목된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1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인데, 기존 개발안(6000가구)에서 공급 물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나며 임대와 중소형 가구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50㎡ 수준 가구가 전체의 20% 수준이지만, 새로운 공급대책에 따라 40%까지 늘어날 수 있단 것이다. 임대 비중 역시 25%에서 35%로 증가하게 된다.

다만,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젊은 실수요자를 위해선 대형 가구보단 중형 가구 비중을 높이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형 가구 비중을 높이는 것보다는 중소형 가구 비중을 높여 더 많은 가구가 핵심 입지에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장 안정엔 분양 필수”


정부가 다음달 분양 비중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시장에선 벌써 수요 심리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대 비중이 절반 정도로 확대되고 중소형 가구가 늘어나면 매매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경기 과천시 주암동 일대의 모습. 한경DB
경기 과천시 주암동 일대의 모습. 한경DB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 대표는 “강남구청 등 핵심 입지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임대 가구이거나 중소형 주택이라면 결국 매매시장에선 ‘없는 물건’ 취급받을 것”이라며 “매수자 입장에선 기존에 있는 민간의 전용면적 84㎡ 매물을 계속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나올 분양 물량 역시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예비 수요자에겐 고민이 될 전망이다. 2024년 분양했던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공공주택은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가 9억5000만원이었다. 앞으로 공급될 주택은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변 민간 공급 단지보다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지만, 대출 규제 하에서 높아진 분양가에 청년 실수요자 입장에선 분양 문턱이 높아졌다고 생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