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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직무급제 거부하더니…현대차·기아 노조 年 1천명씩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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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쪼그라드는 현대차·기아 노조…조합비 대폭 감소

    생산직 '자연 구조조정' 본격화
    현대차, 2030년까지 1.3만명 퇴직
    기아도 5년간 매년 1300명 줄어

    노조, 임금 개편 대신 호봉제 고수
    근로 유연화 반대하며 정년 연장
    기업, 인건비 부담에 공장 자동화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최대 조직 중 하나인 기아 노조의 전임자(간부) 임금 체불은 노사 양측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기업 노조에서 횡령, 파업 등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 재정난으로 체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아 노조뿐 아니라 국내 제조업 노조 전반의 예고된 사건”이라고 강조한다. 직무급제,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 구조 개혁에 반대한 결과가 공장 생산직 노동자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봇·직무급제 거부하더니…현대차·기아 노조 年 1천명씩 급감

    ◇현대차·기아, 매년 1000명 정년퇴직

    1일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행 인력 구조를 고려하면 향후 5년간 현대차는 매년 평균 1500여 명, 기아는 1300여 명 의 생산직 근로자가 퇴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공장 생산직 인건비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정년 퇴직자 대비 신규 인력 채용을 최소화하고 있어서다. 현대차의 인력 구조를 보면 50대 비중이 47.8%로 절반에 육박한다. 20대(5.4%)와 30대(18.6%)를 다 합쳐도 50대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그렇다고 대기업이 고용 인력을 적극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 사업 분야 인력은 적극적으로 채용한다. 현대차 전체 정규직 총원은 2022년 6만4840명에서 2024년 6만5074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자율주행사업 등 신사업 분야 연구개발(R&D) 직군 등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생산직 노동자가 대다수인 노조 조합원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현대차 조합원은 2022년 4만6413명에서 2025년 4만2593명으로 연평균 1273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 조합원도 2만8226명에서 2만5812명으로 연평균 800여 명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들이 정년퇴직한 생산직 일부를 촉탁직(계약직)으로 재고용한 결과 조합원이 줄고 있다”며 “촉탁직 연봉은 정규직 신입 수준이어서 회사 측 부담이 덜하다”고 전했다.

    조합원 감소는 노조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 일각에선 간부가 과도하게 많다는 비판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의 간부는 총 85명으로, 회사가 월급을 주는 법정 전임자(21명)를 크게 웃돈다. 노조도 재정난 타개를 위해 간부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역시 정년퇴직자 등으로 올해 조합비가 지난해에 비해 5억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공장 가동하는 테슬라·샤오미

    전문가들은 이런 정규직 노조 약화가 직무급제 도입이나 임금체계 개편 같은 자구책 대신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호봉제를 고수하면서 벌어진 결과라고 지적한다. 반면 글로벌 경쟁사들은 자동화·로봇 중심 생산체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텍사스 오스틴 기가팩토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범 투입하고 있다. 중국 기업 샤오미는 베이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산업용 로봇 위주의 ‘다크팩토리’로 가동 중이다.

    이와 달리 현대차·기아 노조는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 로봇 도입 저지 등 글로벌 흐름과 어긋나는 투쟁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기아 노조는 올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전임 임금 체불 해소를 위해 회사에 특별성과급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노조의 행보가 결국 공장 자동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려대 연구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국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노조 고용 보호 수준이 높고 노동시장이 경직될수록 기업의 로봇 도입 속도는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제도 개선과 관련해 정부의 정책 기조도 서서히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올해 노동 구조 개혁을 추진하면서 노동계가 강하게 반대하는 직무·성과급제 도입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대기업 노조가 요구하는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용희/신정은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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