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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은 재활용 안된다고?"…기자가 직접 분리수거해보니
"매일 버리던 종이들, 제대로 분리해보니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그냥 접어 버렸던 택배 박스, 알고 보니 절반은 잘못 배출
테이프 하나, 운송장 하나가 재활용을 망치기도
우유팩·멸균팩·종이컵…종이지만 전혀 다른 운명
종이팩만 별도 분리할 수 있는 전용 수거함 필요
그냥 접어 버렸던 택배 박스, 알고 보니 절반은 잘못 배출
테이프 하나, 운송장 하나가 재활용을 망치기도
우유팩·멸균팩·종이컵…종이지만 전혀 다른 운명
종이팩만 별도 분리할 수 있는 전용 수거함 필요
환경 전문가들은 이미 높은 종이 재활용률을 더 끌어올리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재활용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 강조한다. 특히 가장 재활용 가치가 높은 우유팩 등 종이팩이 잘못된 방식으로 배출하면 일반쓰레기만도 못한 취급을 받게 된다. 재생종이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더 큰 비용이 들거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나온 택배 상자. 무심코 접어 버릴 뻔 했지만, 테이프를 떼는 데만 2~3분이 걸렸다. 점심 후 버려진 도시락 용기는 종이 재질이었지만 음식물이 묻어 있어 물로 씻은 뒤 말려 버려야 했다. 종이컵도 종이상자에 함께 넣어 버릴 뻔했다.
◆종이박스 붙은 ‘운송장’ 반드시 떼야
이날 재활용 과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택배로 생긴 종이 박스였다. 평소 같으면 그냥 그대로 버렸겠지만, 이날은 유심히 박스를 살펴봤다. 종이테이프가 붙은 상자도 간혹 있지만 이날 택배로 배송돼 온 종이박스엔 대부분 비닐 테이프가 붙어있었다. 이 비닐 테이프는 귀찮더라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종이를 물에 녹이는 과정에 섞여 들어갈 경우 제조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멸균 팩은 반드시 별도 분리 수거해야
집에 5살짜리 아기가 있어 우유를 자주 먹는 탓에 이날 일반 우유 팩과 멸균 우유 팩이 많이 배출됐다. 멸균 팩은 핸드타월로 우유 팩은 두루마리 휴지로 재활용하는 중요한 종이 폐기물이다.어릴 때부터 우유 팩은 물로 잘 씻어 말려 배출한다고 배웠지만 바쁜 일상에서 이렇게 하긴 쉽지 않다. “그냥 물로 잘 헹궈 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 홍 소장의 조언대로 잘 헹궈 말린 뒤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우유 팩에 붙어있는 빨대오 포장비닐도 제거했다. 비닐이나 플라스틱 빨대가 섞여 들어가면 재생종이를 제조하는 과정에 또다시 걸러내야 해 인력과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종이 팩 분리 과정에서 또 하나 놓치고 있었던 게 있었다. 바로 멸균 팩이었다. 이날 살펴보니 겉으로 보기엔 멸균 팩과 일반 우유팩을 바로 구분하기 어려웠다. 찾는 방법은 두 가지. 멸균 팩엔 용기 겉면에 ‘멸균 팩’과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글자가 너무 작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웠다.
◆종이컵은 재활용 안 돼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쓰는 종이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종이컵이다. 환경부 분리배출 가이드에 따르면 제대로 분리 배출된 종이컵은 고급 화장지나 벽지로 재탄생된다.추운 겨울이라 종이로 만든 테이크 아웃 커피잔을 자주 이용한 탓에 크고 작은 종이컵이 집안에 많이 쌓여 있었다. ‘종이니까 재활용이 되겠지’ 하며 무심코 일반 종이들과 버렸다간 그대로 일반쓰레기가 된다.
그럼 어떻게 분리해야 할까. 우유 팩 역시 내부가 PE로 코팅돼 있기 때문에 우유 팩과 함께 종이 팩 전용 수거함에 배출해야 한다.
젖은 채로 내놓는 것도 좋지 않다. 서울시 종이류 분리배출 요령에 따르면 음식물이나 물기에 젖은 종이는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쓰레기로 처리된다.
◆종이 팩만 제대로 모아도 재활용률 높아져
전문가들은 종이류가 올바르게 분리 배출할 경우 화장지나 종이 타월 등으로 재탄생이 가능해 재활용률이 매우 높은 자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의 올바른 분리배출 실천이 자원 순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도 했다.반면 일반 종이류와 혼합 배출시 선별과정에서 제거 대상이 돼 소각·매립 등 추가 공정을 거쳐야 해 비용과 시간, 환경오염 등이 발생한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나 각 가정에 멸균 팩을 따로 배출하기 위한 전용 수거함을 갖춘 곳은 드물다. 우리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였다. 종이컵과 우유팩등 일반 종이팩을 별도로 배출하는 수거함조차 없었다. 다른 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럴 경우엔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게 더 낫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홍 소장은 “종이 팩과 멸균 팩도 기준대로 씻고 말려 전용 수거함에 배출되면 재활용 대상”이라며 “전용 수거함만 만들어 이들을 따로 분리한다면 쓰레기로 버려질 종이 팩들도 새 종이 자원으로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