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웃고 울고…좋은 공연의 표본 '미세스 다웃파이어'
서울 공연 성료…세종·천안 등으로 이어져
재미와 감동 다 잡은 작품으로 '호평'
재미와 감동 다 잡은 작품으로 '호평'
1993년 개봉한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는 아빠 다니엘이 자녀들을 만나기 위해 유모 다웃파이어로 변신해 이중생활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니엘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는 '철부지 아빠'다.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아내 미란다와 달리 다니엘은 노는 게 제일 좋은 아빠다. 아이들에게 매번 놀자고 말하는 다니엘을 보며 미란다는 늘 고개를 가로저었다.
깊어지는 갈등에 결국 미란다는 다니엘에게 이혼을 선언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녀들을 볼 수 없다는 강력한 형벌이 내려진다. 다니엘에게 이는 심장을 떼어내는 사형과도 같은 엄벌이었다. 모든 게 장난스러워 보이는 다니엘의 삶에서 유일하게 진심이었고, 뜨거웠던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니엘이 떠올린 생각은 유모로 변신해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 다니엘이 본연의 모습과 풍만한 풍채의 다웃파이어를 오가는 과정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는 게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매력이다.
그러다 이내 유쾌한 '말맛'에 빠지게 된다. 브로드웨이를 거쳐 2022년 한국에서 초연했던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섬세한 '한국 맞춤형' 각색되면서 '레플리카의 좋은 예'로 꼽혔다. 이번 역시 각종 신조어가 적절히 버무려져 웃음 요소로 작용했다. 초연보다 한층 빼곡해진 인물 간 대화도 흐름을 유연하게 끌어갔다.
'메이크 미 어 우먼' 넘버에서는 힐러리, 프리다칼로, 마더 테레사, 오프라 윈프리와 함께 신사임당이 등장해 박수받았다. 초연에서 오스카의 윤여정을 흉내 낸 캐릭터가 등장해 신선함을 안겼다면, 이번에는 한복을 입은 신사임당이 나타나 관객들에게 웃음을 줬다.
특히 이번 시즌은 배우 황정민이 합류해 인기를 끌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배우별로 특징을 살린 애드리브도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황정민은 '서울의 봄' 대사인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라는 애드리브로 관객들을 빵 터지게 한다. 조선족 보이스피싱 흉내부터 '누구인가?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라고 말하는 '태조왕건' 속 궁예의 명대사까지 뱉어내며 쉼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추석 연휴 내내 매진 행렬을 기록하기도 했다. 초연에 이어 또 한 번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좋은 공연'임을 증명한 여정이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서울 공연을 마무리했다. 오는 19일부터는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세종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천안, 대구, 인천, 수원, 여수, 진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