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보트(Abbott)와 덱스콤(Dexcom)은 연속혈당측정기(CGM) 분야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오랜 특허 분쟁의 끝에 2024년 말 향후 10년간 특허 분쟁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휴전 합의에 이르렀다. 두 기업 간 특허 분쟁의 주요 쟁점 특허를 살펴보고, 디지털 의료기기 업계에 주는 특허 전략상의 시사점을 살펴본다.

전 세계 연속혈당측정기(CGM) 시장은 당뇨 환자 급증과 예방의료 수요 확산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애보트, 덱스콤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인 아이센스와 센서오닉스 등이 시장에 침투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CGM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애보트와 덱스콤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과 유럽 법정에서 수십 건의 치열한 특허 침해 소송을 벌였다. 양사는 결국 지난해 말 향후 10년간 특허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쟁점으로 떠오른 CGM 핵심 기술을 소개한다.

특허 ① 애보트의 연속혈당센서의 피하 자동 삽입 장치 특허(US 10945649)

애보트의 미국 특허(이하, ‘649 특허)는 센서가 장착된 피하 주입용 니들과 이를 발사·회수하는 스프링 구동 메커니즘을 포함한다. 여기에 장치 내부의 실린더형 부재와 슬롯 구조가 더해져, 센서를 일정한 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삽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 후에는 니들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기능도 구현한 기술이다. 애보트는 덱스콤의 G6 제품 등이 해당 특허의 자동 삽입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덱스콤은 진보성 없음을 이유로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무효심판(IPR)을 청구했으나, 최종심결에서 특허성이 유지됐다.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은 해당 특허의 청구항 28에 대한 덱스콤 제품의 특허 침해를 인정했다.

특허 ② 덱스콤의 듀얼 통신 프로토콜을 이용한 연속혈당 모니터링 특허(EP 3435866)

덱스콤의 유럽 특허(이하, ‘866 특허)는 CGM 센서와 수신기 간 실시간 혈당 데이터를 블루투스 또는 BLE(Bluetooth Low Energy) 방식으로 전송하고, 사용자가 추가로 요청할 경우 NFC(Near Field Communication)나 RFID(무선식별 태그) 방식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듀얼모드 시스템을 포함한다. 덱스콤은 애보트의 FreeStyle Libre2 제품이 이 특허의 데이터 전송 방식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보트는 유럽특허청(EPO)에서 무효심판을 청구하며 진보성 결여를 주장했다.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이 이를 인정하면서 해당 특허는 무효로 결정돼 침해 쟁점이 판단되지 않고 소송이 종결됐다.

특허 ③ 애보트의 유저 인터페이스상 이중 알람 제공 특허(EP 2146627)

애보트의 유럽 특허(이하, ‘627 특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서 이중 알람을 제공하는 기술을 다룬다. 중요한 경고를 즉시 전달하면서도 사용자의 기존 조작을 중단시키지 않는 방식이다. 애보트는 덱스콤의 G6와 G7 제품이 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지만, 덱스콤은 이 특허에 대해 신규성 결여로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영국 고등법원은 신규성 결여를 인정해 최종적으로 무효가 인정됐다. 특히 이 사건은 경쟁사 덱스콤의 제품설명서가 선행기술로 인정되면서 특허의 신규성이 부정된 이례적 사례다.

디지털 의료기기, 특허가 경쟁력

애보트와 덱스콤은 2024년 말 모든 특허 소송을 10년간 중단하고 상호 크로스 라이선스에 합의하며 분쟁을 일단락했으나, 디지털 의료기기 기업들에 공격과 방어 양면에서 특허 전략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첫째, 품질 높은 특허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하다. 애보트는 12건의 특허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부분 무효가 되거나 범위가 축소돼 실제 권리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일부에 불과했다. 예컨대 자동 삽입 장치 특허(‘649 특허)는 총 28개 청구항 가운데 마지막 청구항만이 유효하다고 인정돼 침해 판단의 대상이 됐다. 이중 알람 특허(‘627 특허)는 덱스콤 제품설명서가 선행기술로 인정돼 무효 판정을 받았다. 덱스콤의 듀얼 통신 프로토콜 특허(‘866 특허)도 진보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효가 됐다. 이는 선행기술 조사와 특허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