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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작품"…베니스가 '무언의 액션극' 상영한 이유 [여기는 베니스]
베니스 영화제 상영작 'MOTOR CITY' 리뷰
대사 없는 액션극…'스포트라이트' 섹션 초대
대사 없는 액션극…'스포트라이트' 섹션 초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이런 실험에 나선 영화 한 편이 소개됐다. 미국 영화 ‘모터 시티(MOTOR CITY)’다. 영화적 실험성과 대중적 화제를 아우르는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섹션인 ‘스포트라이트’에 포함돼 베니스 무대를 밟았다. ‘어쩔수가없다’, ‘프랑켄슈타인’ 등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두고 다투는 대작들 틈바구니에서 덜 주목받는 작품이지만, 한 번쯤 눈길을 줄 수밖에 없다. 영화제가 단순히 시상 무대가 아니라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섬 ‘살라 자르디노’ 극장에서 살펴봤다.
영화 내용 자체는 특별할 게 없다. 1970년대 쇠락해가는 미국 ‘러스트 벨트’를 상징하는 디트로이트 뒤 세계를 배경으로 갱단에게 삶이 망가진 밀러(앨런 리치슨)는 복수에 나선다. 발단은 감옥에서 풀려나온 직후 여자친구인 소피아(쉐일린 우들리)에게 청혼한 밀러를 다시 경찰이 잡아들이면서부터다. 그의 차에서 코카인이 발견됐다는 이유인데, 사실 이는 소피아의 전 남자친구이자 갱스터인 레이놀즈(벤 포스터)가 덮어씌운 누명이다. 이를 알게 된 밀러는 총과 주먹으로 모든 걸 부순다.
포치 폰치롤리 감독은 영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화려한 액션부터 폭발음, 배경음, 심지어 정적까지 큰 효과를 내기 위해 조율했습니다. 영화에는 대사가 거의 없지만 결코 침묵의 영화는 아닙니다. 말이 사라졌기 때문에 인물의 육체적 언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언어를 벗겨내고 원초적이면서 보편적인 강렬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전 세계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경험할 수 있는 번역이 필요 없는 영화말입니다.”
영화예술의 측면에서 매력적인 실험인 것은 분명하다. 언어의 장벽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란 점에서다. 해외에서 극장을 찾았을 때 한글 자막이 없어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다. 자막 역시 만능은 아니다. 대사가 길거나 이해하기 어려울 경우 시선을 자막에 두느라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적인 시도는 높게 사지만 작품성까지 두둔하긴 어렵다는 게 영화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처음부터 가속 페달을 밟은 채 끝까지 밀어붙인다”며 강렬한 리듬감에 점수를 줬지만,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근본적으로 끔찍한 작품”이라는 혹평을 남겼다. 뛰어나다 할 순 없지만 어렵고 해석이 필요한 영화만 마주하다 지친 관객들에겐 휴식 시간이 될 수 있는 영화다. 실험적 태도와 원초적 재미. 어쩌면 베니스가 ‘모터 시티’를 초대한 건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베네치아=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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