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화학 전문기업인 아이티켐이 '국가전략물자'인 중수(D₂O) 관련 기술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민간 기업임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중수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첨단 산업은 물론 미래 에너지원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까지 아우르는 새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티켐은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중수(D₂O)의 개발과 재활용 사업의 상업화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아이티켐만이 국내 민간 기업 중 유일하게 중수(D2O) 생산 역량을 갖췄다.

중수는 일반적인 물(경수)과 달리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로 구성된 물질로, 원자력 발전의 감속재로 사용되는 중요한 전략물자다. 이 때문에 국제적으로 생산과 유통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아이티켐이 확보한 폐중수 재활용 기술은 중수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해외 의존도를 낮춰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중수의 전략적 가치는 원자력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수소 화합물은 OLED, 반도체, 첨단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다. OLED 디스플레이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사용되며, 반도체 공정에서는 소자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아이티켐의 기술은 이러한 산업용 중수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규 대표에 따르면 "중수 양산 기술은 글로벌 공급망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그동안 한국에서 생산하는 곳이 없었는데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최초로 자연수 농축설비를 구축했으며 이는 SMR 주요 설비로 쓰이고 중수를 통해 에너지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이티켐은 독자적인 기술력과 정밀화학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수 재활용 기술을 고도화하여, 첨단 산업 소재 공급을 확대하고 SMR과 같은 미래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 국산화를 넘어, 국가의 미래 산업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수 한경닷컴 객원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