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치료제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1위 비만치료제 위고비 생산업체인 노보노디스크가 시장 경쟁 심화로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다.

비만치료제 출혈경쟁 예고…1위 위고비 제약사도 울상
30일 코스닥시장에서 펩트론은 3.68% 내린 2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기술 수출 기대에 올 들어 주가가 세 배 가까이 뛰었지만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삼천당제약(-7.36%) 올릭스(-4.62%) 디앤디파마텍(-3.39%) 등 다른 비만치료제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노보노디스크와 위고비 국내 영업 및 마케팅 제휴를 논의 중인 종근당은 10.47% 급락했다.

노보노디스크가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노보노디스크는 29일(현지시간) “작년 대비 올해 매출 증가율이 8~14%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종전(13~21%)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효과가 비슷한 약이 잇달아 출시되며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덴마크 증시에서 23.1% 급락했다. 하루 새 시가총액 700억달러(약 97조원)가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는 만큼 경쟁사에서 여전히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만치료제주의 전반적인 하락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노보노디스크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려잡으면서도 “비만치료제 시장은 여전히 역사상 가장 큰 치료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BMO캐피털은 이날 노보노디스크 경쟁사 일라이릴리의 목표주가를 900달러에서 920달러로 올려 잡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300억달러(약 41조원)에서 2030년 1250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비만치료제업체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전처럼 비만치료제 개발 과정 자체가 호재로 여겨지며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은 더 이상 나오기 어렵다”며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 가운데 기술력을 실적으로 입증한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맹진규/한명현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