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가 손실 떠안고 투자 유도…'K엔비디아' 키운다
국민성장펀드 150조+α 조성…AI·방산 등에 지원
정부, 첨단산업 투자재원 마련
'관제 펀드' 흑역사 지울까
정부, 첨단산업 투자재원 마련
'관제 펀드' 흑역사 지울까
◇ 정부·금융회사 손실 분담
28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는 산업은행에 설치될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과 100조원 이상 규모의 민간 투자금 등 총 150조원 이상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민간 자금은 시중은행, 대형 증권사, 연기금, 민간기업, 일반 국민 등으로부터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펀드는 첨단산업, 혁신기술기업, 에너지·인프라 등 분야의 중소·중견·대기업에 지분 투자하거나, 국고채 금리 수준의 초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자펀드는 △기술 자산(특허·알고리즘 등 무형자산) △기술 인프라 △벤처기업 및 딥테크 투자 △스케일업(스타트업 성장 지원) 등 투자 전략별로 세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장기 투자를 통해 한국판 TSMC와 엔비디아 등 ‘빅테크’를 키워낸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 투자 수익 분리과세 검토
벤처, 스케일업 펀드 등에 대해선 은행, 증권사와 같은 민간 금융사들이 정부에 이은 후순위 투자자로 전체 펀드의 10%가량을 출자하는 방식도 다뤄지고 있다. 민간 금융사 입장에선 손실 가능성이 더 높지만 성공할 경우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일반 국민의 투자 손실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융회사가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달라”고 한 발언과도 궤를 같이한다.정부는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수익에 대해 저율로 분리과세를 하는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싱가포르의 국민 펀드인 테마섹 수익으로 국민과 기업들은 2024년 기준 17.8%의 세 부담 경감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가 부동산 시장 등 비생산적인 분야에 고여 있는 시중 자금을 첨단전략산업으로 흘러가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AI 등 첨단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국내 벤처와 스타트업 업계는 자금이 말라붙고 있다”며 “첨단 산업 지원 효과가 큰 분야에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관제 펀드’ 극복할 수 있을까
금융권 일각에선 과거 관제 펀드 실패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과거 정부가 주도했던 녹색성장펀드(이명박 정부), 통일펀드(박근혜 정부), 뉴딜펀드(문재인 정부) 등은 대부분 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민간 영역에서 100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문재인 정부 당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를 테마로 만들어진 뉴딜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는 정권이 바뀌자 펀드명과 운용 전략이 모두 바뀌었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는 설립 목적과 취지대로 유망한 기업에 장기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정영효/최형창/하지은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