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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K컬처 원천인 국보급 유물로 전세계 순회전 열 것"
Zoom In - 유홍준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 기자간담회
3년 내 블록버스터급 전시로 개최
중앙박물관 유료화 소신 피력
나열式 아닌 감동 중심 전시 추진
"67학번의 마지막 인생 걸겠다"
3년 내 블록버스터급 전시로 개최
중앙박물관 유료화 소신 피력
나열式 아닌 감동 중심 전시 추진
"67학번의 마지막 인생 걸겠다"
유홍준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76·사진)은 24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1979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전역을 돌며 선보인 ‘한국미술 5000년’ 전시는 한국 미술을 서구권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였다”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하는 지금, 그 원천인 한국 미술과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전시 개최 시기는 2~3년 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1일 취임한 유 관장은 500만 권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인문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널리 알려진 미술사가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뒤 홍익대에서 미술사학 석사, 성균관대에서 예술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 미술사와 문화유산에 관한 저서를 다수 펴내며 우리 문화유산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문화재청장(현 국가유산청장)을 지냈고, 임명 전까지는 명지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이날 유 관장은 “장기적으로 박물관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입장료를 1000원이라도 내는 사람은 무료로 관람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진지한 태도로 문화유산을 관람합니다. 문화재청장으로 재임할 때 경복궁 입장료를 10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린 일을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다만 지금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입장료를 걷는 건 쉽지 않습니다. 국민적 공감대와 언론의 지지가 뒷받침된다면 유료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급한 과제로는 부대시설 확충을 꼽았다. 2005년 개관 당시 박물관이 예측한 관람객은 연 100만 명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은 400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고 있다. 유 관장은 “시설과 인력이 20년째 그대로여서 직원들만 고생하고 있다”며 “주말 주차 대기 시간이 1시간에 달하는 문제를 꼭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람객에게도 가급적 평일이나 수요일 야간에 관람해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전시 방향에 대해서는 반가사유상 두 점만 전시해 호평받은 ‘사유의 방’을 예로 들며 “과거처럼 많은 유물을 나열하는 ‘전라도 밥상’식 전시가 아니라 핵심만으로 감동을 주는 전시로 계속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빛을 보지 못하는 다른 유물들도 관람객과 만날 수 있도록 수장고를 공개하는 방식의 전시를 함께 열겠다는 게 유 관장의 계획이다.
한때 유력 후보로 거론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직에 대해서는 “내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됐을 때 소설가 황석영 선배가 ‘일이 맞춤하고 격이 맞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문체부 장관보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내 몸과 능력에 더 잘 맞는다는 이야기인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67학번의 마지막 인생을 이 자리에 쏟겠습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