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러 제재 발표에도 유가 보합…시장 "실효성 의문" [오늘의 유가]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그 실질적 효과를 두고 신중하게 반응하며 유가는 거의 변동 없이 장을 마감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20달러(0.30%) 내린 배럴당 67.34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물은 0.24달러(0.35%) 하락한 69.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U 대러 제재 발표에도 유가 보합…시장 "실효성 의문" [오늘의 유가]
EU가 이날 발표한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의 적용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배럴당 60달러로 고정됐던 상한선을, 직전 3개월 평균 가격에서 15% 낮은 수준으로 6개월마다 재조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상한선은 직전 3개월 평균 가격보다 15% 낮은 47.6달러로 낮아졌다.

EU는 또한 러시아산 원유로 생산된 정제유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인도 내 러시아산 원유 정제시설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제품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자 유럽 정제유 시장의 핵심 공급국이다. 유럽은 경유 등의 정제유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가 유럽 내 경유 등 정제유 공급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베카 바빈 CIBC프라이빗웰스그룹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EU의 조치가 원유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진 않더라도 정제유에 대한 제한과 '그림자 선단(제재 회피용 선박)' 단속 확대는 디젤 시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사진=로이터)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사진=로이터)
투자자들은 미국의 제재 수위에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초까지 러시아가 평화협정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수출품을 구매하는 국가나 기업에 추가 제재를 경고했기 때문이다.

캐피탈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새로운 제재는 시장에 미미한 영향을 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조치를 이행할지에 대한 회의감과 유럽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메르츠방크는 "향후 유가 흐름은 미국이 어떤 형태의 추가 대러 제재나 관세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알도 스판예르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가격 상한선 인하와 선박 제재는 실제 유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 내 디젤 도입과 관련한 물류 차질로 도착 가격이 소폭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제재 집행이 어려운 만큼 전체 공급에는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