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외친 브릭스…트럼프 "동조 땐 10% 추가 관세"

시진핑·푸틴 불참으로 힘빠져
脫달러·자체 개발은행 논의

< 화상으로 브릭스 참석한 푸틴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 본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브릭스는 이미 주요 7개국(G7)을 넘어섰다”며 다극화 시대 브릭스의 결속을 촉구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중국 등 비(非)서방 신흥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가 미국의 대이란 군사 행위와 관세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브릭스 국가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6~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11개 회원국은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평화적 핵 시설을 향한 공격”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규탄했다. 선언문은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공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브릭스는 “무차별적 관세 인상이 세계 무역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는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등 6개국이 새로 합류한 이후 처음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다. 기존 5개국(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해 총 11개국으로 확대된 첫 다자 외교 무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에 불참했고,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대상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상 연설로 대신했다. 푸틴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자국 통화를 기반으로 한 무역과 금융 협력을 강화해 ‘탈(脫)달러’ 기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최국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브릭스가 다자주의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브릭스는 이번 회의에서 자체 개발은행인 ‘신개발은행’(NDB)을 활용해 금융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국가에는 추가로 10% 관세가 부과된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