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당지원' 구자은 LS 회장 공판 출석…"LS글로벌 보고 없었다"
17조 내부거래…168억 부당이득 의혹
검찰 "오너 일가, 구조 사전 승인"
검찰 "오너 일가, 구조 사전 승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부장판사)는 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구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이사회 의장, 도석구 전 LS MnM(구 LS니꼬동제련) 대표, 명노현 LS 최고경영자(CEO), 등 6인가 법인 피고인인 LS·LS전선·LS MnM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정식 공판에는 피고인의 직접 출석 의무가 있어 구 회장 등 개인 피고인 전원이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들이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약 17조원 규모의 전기동을 계열사 간 거래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 지분이 높은 LS글로벌을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약 168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 역할이 없던 LS글로벌을 거래에 개입시켜 LS전선과 LS니꼬동제련 등이 마진을 지급하게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가운데 LS전선이 지급한 마진만 약 87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 사건 형사재판은 한때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소송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중단됐다가, 2023년 8월 대법원이 “부당지원이 맞다”는 판결을 확정하면서 재개됐다. 현재 재판의 핵심 쟁점은 해당 거래 구조가 불법인지 여부보다는, 오너 일가가 이 구조를 사전에 알고 승인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구 회장 측은 LS글로벌의 설립과 운영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지난 4월 3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관련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당시 실무 담당자 중 한 명이었던 이광우 당시 LS전선 경영관리팀장(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증인 신문에 출석한 이 전 부회장은 “2005년 LS에 합류했을 당시 그룹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고, 전기동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통합 구매를 통한 협상력 확보가 필요했다”며 “LS글로벌 설립은 도석구 전 대표가 주도했고, 명예회장단의 재가 아래 추진됐다”고 진술했다. 또 “법무법인의 자문해 ‘시장 원리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성 있는 거래’와 ‘이해당사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라는 두 원칙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특히 쟁점으로 떠오른 ‘금요 간담회’에 대해선, 이 전 부회장이 “정보 공유와 자문을 위한 회의였을 뿐, 의사결정 기구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간담회는 LS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 그룹 차원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운영돼 온 회의체로 알려져 있다. 구 회장이 LS글로벌 설립 당시 간담회에 참가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당시 구 회장은 중국 LS전선 지사에 근무 중이었고, 2010년경부터 금요 간담회에 참가한 것으로 안다”며 LS글로벌 설립 관련 보고를 구 회장에게 한 사실이 없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구조를 통해 오너 일가가 LS글로벌 주식 매각으로 약 93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회장은 “주식 매각은 당시 사회 분위기에 맞춰 주주 구성 문제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 사업에 전념하려는 조치로 이해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주요 증인 신문을 중심으로 피고인의 관여 정도와 부당이득 구조의 실체에 대해 본격적인 심리에 나설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8일로 예정돼 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