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을 상대로 한 음식 배달 무료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음식 배달 시장 1위 배달의민족을 따라잡기 위한 방안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 혜택을 강화한다는 측면도 있다. 배달의민족이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곧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어서 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이츠의 승부수…무료배달 전국 확대
쿠팡의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와우 회원 혜택인 무료 배달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26일 발표했다. 기존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광주 대구 등 6대 광역시 위주로 무료 배달을 했는데, 강릉 속초 여수 등 지방 중소 도시까지 서비스 지역에 포함하기로 했다.

쿠팡이츠에 입점한 모든 매장에 무료 배달을 적용한다. 무료 배달 적용 매장이 50% 안팎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과 다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매장에서 외부 배달업체를 직접 고용한 ‘가게배달’을 무료 배달에서 제외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무료 배달 서비스를 들고나왔다. 라이더 한 명이 비슷한 지역 내 여러 주문을 한 번에 배달해 주는 ‘묶음배달’은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를 받지 않았다. 쿠팡에 따르면 무료 배달 시행 이후 지난달 한 사람이 약 200회 무료 배달로 70만원 넘는 배달비를 아낄 수 있었다. 쿠팡이츠에 입점한 점포들의 매출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쿠팡 관계자는 “지방 점포는 주문 건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 것은 배달의민족을 따라잡기 위한 목적이 크다. 배달의민족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00만 명을 넘어 600만 명 안팎인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경쟁사를 압도한다. 쿠팡이츠는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작년 5월부터 주문액의 10%를 할인해주는 쿠폰을 와우 회원을 상대로 뿌린 데 이어 올 3월 무료 배달까지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음식 배달 시 가장 큰 부담으로 지목한 게 비싼 배달비였기 때문이다.

쿠팡의 전략은 적중했다. 배달의민족 앱 이용자가 올 1월 약 2244만 명에서 4월 2174만 명으로 3.1% 감소한 반면, 쿠팡이츠 이용자는 기존 553만 명에서 684만 명으로 23.6% 급증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