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상 최고치 찍는다더니…"14조 날릴 판"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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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띄운다는 반감기, 채굴자들은 떤다
블룸버그 "반감기로 채산성 악화…14조 손실 가능성"
블룸버그 "반감기로 채산성 악화…14조 손실 가능성"

이번 반감기를 거치면서 하루에 채굴될 수 있는 비트코인 수가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을 기준으로 암호화폐 채굴업계는 연간 약 10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들면 채굴 난도는 높아지고, 난도가 오르면 업계 채산성은 떨어진다. 암호화폐 웹사이트 비티씨닷컴에 따르면 2020년 있었던 세 번째 반감기 이후 현재까지 비트코인 채굴 난도는 6배가량 상승했다.
반감기 때마다 채굴 보상은 줄어들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며 비용을 상쇄한 덕에 채굴업체들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과거 세 차례의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매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일 발표된 JP모간체이스 보고서에 따르면 마라톤디지털홀딩스, 클린스파크, 라이엇플랫폼즈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14개 주요 채굴업체의 시가총액 총합은 1400억달러(약 194조원)에 이른다.

이번 네 번째 반감기의 경우 AI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는 점이 과거와 다른 특징이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채굴에 필요한 전력을 저렴한 가격에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됐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채굴업계에선 전력 업체와 다년 계약을 맺고 전력을 고정된 값에 공급받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비교적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춘 빅테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기존의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채굴업체들에 투자하는 비트코인오퍼튜니티펀드의 공동 경영 파트너 데이비드 폴리는 “전력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AI 업체들은 작년에 채굴업체들이 지불했던 수준의 3~4배를 기꺼이 부담하려 할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벌써부터 채굴업체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이들 기업에 대한 공매도 총액은 약 20억달러에 이른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6만10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가 현재 6만5000달러대까지 회복된 상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