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시장이 쉽게 식지 않는 모습이다. 다시 물가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2월 11∼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1만2000건 감소한 20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1만6000건)를 밑도는 수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해 7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작년 9월 중순부터 20만건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월 4∼10일 주간에 186만2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2만7000건 감소했다. 기존 실직자 중 일자리를 새로 구한 이들이 늘었음을 시사한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작년 10월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다 11월 하순 이후 180만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은 노동시장 과열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고용 관련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미국의 일자리가 예상을 뛰어넘어 큰 폭으로 증가해 다시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생긴 신규 일자리 수는 시장 추정치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역대급 강추위 속에서도 신규 일자리가 급증하자 미국의 강한 노동시장이 재확인돼 Fed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 실제보다 고용 수치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