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원의 골프장인 용인CC 전경. /한경DB
블루원의 골프장인 용인CC 전경. /한경DB
산업은행이 태영건설에 우회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한다. 태영그룹 계열사인 블루원이 골프장을 빨리 팔 수 있도록 인수 측에 자금을 대는 것이다. 블루원은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태영건설에 투입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마크자산운용의 용인CC·상주CC 담보 대출에 참여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출자하는 담보대출 금액은 200억~300억원으로 전해졌다. 모집하는 담보대출 금액(1820억원) 가운데 15% 수준이다. 비중은 높지 않지만 산업은행이 참여하자 태영그룹 관련 투자 집행을 꺼리던 기관들이 태도를 바꾸면서 거래가 급물살을 탔다. 태영건설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빠르게 자금을 모아야 하는 만큼 이달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크자산운용은 두 골프장을 인수하기 위해 257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 중이다. 펀드는 담보대출 외에 나머지 750억원을 우선주(350억원), 보통주(400억원)로 마련한다. 블루원이 보통주 400억원어치를 인수해 골프장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블루원은 향후 골프장 2곳을 되사올 수 있는 우선매수권(콜옵션)을 갖고 있다. 일종의 ‘파킹거래’라는 지적도 나온다.

담보대출은 선순위, 후순위가 각각 1530억원, 290억원이다. 블루원 골프장 2곳 유동화 작업은 담보대출과 우선주 모집 향방에 따라 거래 성공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었다. 특히 선순위 담보대출은 규모가 큰 만큼 거래 매듭의 핵심 변수로 꼽혔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선순위 대출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거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이 등장하면서 눈치를 보던 시중은행도 담보대출에 참여하기로 했다.

블루원은 골프장 유동화로 1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이를 대여 해 태영건설에 투입한다. 태영건설은 이 자금을 자구안을 이행하는 데 쓴다. 앞서 태영그룹은 계열사 블루원의 골프장인 용인CC와 상주CC 등 2곳을 유동화하기로 결정하고 마크자산운용 펀드에 자산을 넘기기로 했다. 마크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2889억원에 인수하는 방식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