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대검차장 인사 놓고, '이원석 견제설' 돈다는데…
최근 법무부와 대검찰청 고위 간부 인사로 이원석 검찰총장(사진 왼쪽)이 때아닌 견제설에 휘말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운데)와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오른쪽)를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막역한 관계인 이 총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불화설의 불똥이 이 총장에게 튄 모양새다. 이 총장이 박 후보자, 신 차장과 가까운 사이임을 지켜본 검찰 구성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박 후보자와 이 총장은 10기수 차 선후배지만 20년 가까이 알고 지냈다. 이 총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사부에서 평검사로 근무하던 2006년 박 후보자가 부장으로 부임하며 인연을 맺었다. 박 후보자가 제주지검장이던 2011년에는 이 총장이 형사2부장을 맡았다. 이듬해 박 후보자가 창원지검장으로 옮길 때 이 총장은 해당 지검 산하에 있는 밀양지청장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그 후 비슷한 시기에 서울로 올라와 지근거리에서 일했다. 박 후보자는 2015년 2월 서울중앙지검장, 그해 말 서울고검장으로 취임해 2017년 7월까지 근무했다. 이 후보자는 이 기간 대검찰청 수사지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냈다.

오랫동안 쌓은 친분을 고려하면 박 후보자가 이 총장을 견제하는 구도를 떠올리긴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박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처음 출근한 지난 25일 이 같은 견제설을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친소관계로 국정 운영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선 이 총장과 함께 ‘윤석열 사단’의 핵심인 신 차장까지 견제용으로 언급되는 데 황당해하는 반응이 많다. 신 차장은 이 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유명하다. 그가 대검찰청에 부임한 24일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하고 인사하러 오자 이 총장이 “편한 차림으로 와도 된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격의 없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신 차장과 이 총장은 2016~2017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며 국정농단 수사에 참여했다. 신 차장은 형사4부장을 맡다가 특검에 파견돼 활동했고 특수1부장인 이 총장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핵심 실무자였다. 이 총장이 2017년 8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이동할 때 신 차장이 특수1부장을 물려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총장과 신 차장의 돈독한 관계는 웬만한 사람이 다 알 정도”라며 “믿을 수 없는 설이지만 신 차장이 대검으로 간 것이 견제 목적이라면 이번 인사는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