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한경DB
남산에서 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한경DB
서울 아파트값이 8주 연속 상승하며 '바닥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거래된 서울 아파트값이 직전 최고가가 형성됐던 당시 아파트값, 즉 전고점 가격의 87%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합뉴스와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하반기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전고점 가격의 81% 선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초 대출·세제 등 규제 완화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며 전고점의 87% 선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급락했다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주택형별 최저·최고 실거래가를 집값이 최고가를 찍었던 2021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의 전고점 가격과 비교 분석한 결과다.

금액으로 보면 조사 기간내 거래된 아파트의 전고점 평균은 12억2566억원이었다. 이후 아파트값이 하락해 가장 싸게 거래된 물건의 평균가는 9억9158만원을 기록해 전고점보다 2억3408만원(19.1%)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가 안정되고 급매물이 팔리면서 아파트값이 다시 올라 최근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값은 평균 10억7147만원으로 올랐다. 전고점 평균의 격차가 1억5419만원으로 좁혀진 것이다.

대체로 강남·서초·용산구 등 규제지역의 시세 회복이 빨랐다. 강남구는 전고점 평균 25억1898만원에서 21억8990만원으로 고점 대비 87%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23억3110만원으로 전고점의 93% 선까지 회복했다. 용산구는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하락할 때도 하락률이 10%에 그치며 고점(26억1911만원) 대비 90%(23억5826만원) 선을 유지했고, 최근 가격이 올라 전고점의 94%(24억5888만원)까지 상승하는 등 견고한 시세 흐름을 보였다.

이와 함께 서초구는 전고점의 85%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90% 선을 회복했고, 급매물 거래가 많았던 송파구는 전고점의 78%까지 내렸다가 현재 87%까지 올라왔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93㎡는 지난해 5월 최고 38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해 말 31억원까지 7억원이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최고 36억원에 팔리며 5억원이 다시 상승했다. 고점 대비 약 95%까지 실거래가가 오른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3㎡는 지난 2021년 11월 최고가가 28억2000만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0월 21억원까지 7억원 이상 떨어졌다가, 지난달 24억8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의 88% 선까지 올라왔다. 또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61㎡는 2021년 11월 최고 32억7880만원을 찍었다가 작년 말 22억원 선까지 최고 10억원 이상 떨어진 뒤 지난달 고점의 88% 선인 28억7600만원에 팔리며 다시 6억7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강남·서초구 등 금리 인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고가 아파트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떨어지고 고점 대비 가격 회복도 빨라 시세 상승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