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생활기록부>, 서울 구룡마을에 왔습니다.
40여년 만에 개발되는 강남 노른자땅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구룡마을은 서울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자,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판자촌입니다. 대지 26만6502㎡ 규모에 달해요. 개포동 아파트 단지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특히 예전 개포주공 2단지인 래미안블레스티지와는 길 하나 건너에 있습니다.

저희가 구룡마을에 온 건, 이 곳이 드디어 40여 년 만에 개발되기 때문이예요. 서울시가 내년께 구룡마을에 들어설 주택 착공에 나섭니다. 토지주 500여 명 및 거주민 1000여 가구와 보상 합의가 이뤄지는 구역을 먼저 착공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40여년 만에 개발되는 강남 노른자땅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서울시는 당초 2838가구 규모인 사업계획을 바꿔 3600가구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용적률을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으로 상향해 공급가구수를 확대하겠다는 것인데요. 연말께 계획이 구체화하며 내년에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상 문제 협의가 끝나는 구역은 먼저 부분 착공한다는 계획이예요.
40여년 만에 개발되는 강남 노른자땅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사실 그동안 개발이 번번이 무산됐던 건 보상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SH공사는 토지주와 거주민들에 대해 전액 현금 보상할 예정입니다. 거주하지 않는 토지주는 최대 1억원까지, 거주민 1107가구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선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습니다.하지만 입주민들의 반발은 예상대로 거셉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아파트 입주권이기 때문입니다.
40여년 만에 개발되는 강남 노른자땅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구룡마을은 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을 앞두고 서울 전역의 달동네 상당수가 철거되면서 갈 곳을 잃은 철거민이 자리잡으면서 형성됐습니다. 한때는 8000여 명까지 살았을 만큼 규모가 꽤 큽니다.

저희가 구석구석 둘러보니 많이 열악한 모습이었습니다. 집들은 다 무허가 건축물이예요. 지붕은 슬레이트로 대충 덮어뒀고, 쪽방같은 가구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내부엔 떡솜이라고 부르는 보온재를 붙여놨는데, 이 때문에 화재가 자주 납니다. 화장실은 아직도 재래식 공동화장실을 사용하고요.
40여년 만에 개발되는 강남 노른자땅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부동산업계에선 “구룡마을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강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서울시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드디어 개발에 가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40여년 만에 개발되는 강남 노른자땅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임장생활기록부 구룡마을편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기획·진행 김정은 기자·이문규 PD 촬영 이문규·조희재 PD
편집 이문규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