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50만원, 정상인가요?"…월세 대신 관리비 인상 '꼼수' [이슈+]
최근 월세를 인상하는 대신 관리비를 올리는 이른바 '깜깜이 관리비'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세입자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부동산 리뷰 플랫폼 '집품'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시 서초구의 한 빌라에 거주한다는 A씨는 불합리한 관리비 인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집주인이) 집 관리도 안 하면서 관리비만 올렸다"며 "월세는 법이 정한 기준보다 많이 올리지 못하다 보니 관리비를 17만원이나 올린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관리비가 올라도 더 관리를 잘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월세라고 생각하는 수준"이라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서울시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한다는 B씨도 "집주인이 월세도 많이 올랐고 공공요금 올랐다고 하더니 바로 관리비를 올려 받고 있다"면서 "한 달에 관리비가 총 150만원이 나오는데 거주하고 있는 오피스텔 원룸치고는 너무 비싸다"며 관리비 인상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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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례는 이들 뿐만이 아니다. 지난 6일 윤성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깜깜이 관리비 부과 실태와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관리비 제도 공백이 있는 이른바 깜깜이 관리비 주택은 약 439만6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0.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택의 경우 관리비가 실질적인 월세 인상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상승 폭이 법적으로 제한된 월세를 많이 올리는 대신, 규제가 없는 관리비 항목을 올려 받는 식으로 사실상 월세를 높여 받는 것에 대한 세입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집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부 주택과 빌라 등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부당한 관리비 문제는 사실 꾸준히 제기된 불만"이라며 "최근 공공요금 인상을 핑계로 큰 폭의 관리비 인상을 요구했다는 후기도 눈에 띄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빌라와 주택, 오피스텔의 경우 입주 전에 정확한 관리비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 만큼, 계약 전에 부동산 리뷰 플랫폼의 거주 후기 등을 이용해 관리비가 통상 어느 정도 나오는 집인지,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 관리비를 갑자기 올리는 집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