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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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들이 아파트 설계에 높은 천장고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실수요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특화 설계가 요구되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 부문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분양하는 ‘포레나 제주에듀시티’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30㎝ 높은 2.6m의 천장고를 적용했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 전체의 천장고를 높여 호텔처럼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도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서 2.5m의 천장고를 갖춘 ‘빌리브 헤리티지’를 분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전 중구 선화동에 지어 공급 중인 ‘힐스테이트 선화 더와이즈’에 최고 2.6m의 천장고를 도입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아파트 실내 층고는 2.2m 이상으로 지어야 한다. 바닥면부터 천장까지 높이를 의미하는 아파트 천장고는 통상 2.2~2.3m로 설계돼 왔다. 천장고가 높아지면 입주민이 느끼는 개방감이 크게 개선되고 체감 면적도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천장고를 10㎝만 높여도 개방감·체감 면적 증가 외에 일조량과 환기량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장고가 높아진 만큼 창문 크기까지 키울 수 있어서다.

높은 천장고의 장점에도 건설사들이 섣불리 설계에 적용하지 못한 건 수익성 감소 탓이다. 가구당 천장고를 20㎝씩만 높여도 25층 건물 기준으로 한 개 층이 사라진다. 건설사 설계 담당 한 임원은 “지역마다 고도제한이나 용적률이 있기 때문에 가구당 천장고를 높이면 최소 한 개 층, 많게는 두 개 층까지 건설을 포기해야 한다”며 “층고를 높이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높은 천장고는 고급 주거단지에만 적용돼왔다. 서울 한남동 ‘나인원 한남’, 성수동 ‘트리마제’ 등 최고급 아파트는 최대 2.8~2.9m에 이르는 높은 천장고 설계를 적용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 때문에 전 지역에 도입할 순 없지만 분양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는 전략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천장고 설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