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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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결혼을 앞둔 황모씨는 신혼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 국민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용케 전용면적 36㎡ 주택에 신청해 당첨되면서 신혼 살림부터 깨끗한 아파트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황씨는 이후 아이를 낳고 같은 단지 전용 46㎡의 국민임대주택에 거주하다가, 얼마 전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됐다. 황씨는 집주인의 눈치도 보지 않고 공공주택의 혜택을 누리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공공임대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과거보다 소득기준이 완화된데다 장기간 거주가 가능해서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월세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집주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거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임대주택인 만큼 청약통장이 소진되지 않는 점은 덤이다. 임대아파트를 거주하면서 청약점수를 착실하게 쌓아 이후 분양 전환이 가능한 임대아파트에 들어가게 되면 '내 집 마련'도 가능하다.

실제 공공임대주택은 인기를 끌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처음 선보인 통합공공임대주택 1181가구 모집에 2만1945명이 몰려 평균 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S-10 지구에는 약 1만3000명, 남양주별내 A1-1지구에는 약 8800명이 신청해 각각 22대 1, 15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기존 영구·국민·행복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기존 임대주택보다 입주 자격이 확대돼 중위 소득 150% 이하, 자산 2억9200만원 이하인 무주택가구 구성원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소득연계형 임대료 체계를 도입해 신청 가구 소득 수준에 따라 임대료도 시세의 35~90% 수준으로 책정되기도 한다.

LH 관계자는 “기존 공공임대주택들이 공급대상, 자산 기준, 소득 기준 등 문턱이 높았다면 통합공공임대주택은 이런 허들을 낮추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흥행 배경을 설명했다.

장점은 장기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양 전환이 되는 임대주택을 제외하면 길게는 30년에서 최장 5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부담이 적은 임대료도 한 몫한다. 적게는 시세의 30% 수준에서 많게는 90% 수준이니 시세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공공임대주택은 분양 전환되는 상품이 아니면 청약통장을 소진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청약통장을 소진하지 않고 생애 주기에 맞게 임대주택에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단 얘기다.

LH 관계자는 “임대주택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5·10년 등 임대의무기간 동안 거주한 이후 분양 전환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제외하고는 청약 통장이 소진되지 않는다”며 “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조건에 부합하는 다른 임대주택에 신청을 해뒀다가 공실이 생기면 들어가는 식으로 ‘갈아타기’가 가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대주택에서 충분히 청약점수나 불입기간 등을 채운 이후 분양 전환이 가능한 임대주택에 당첨된다면 결국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유의할 점도 있다. 임대주택엔 종류도 많고 주택별로 자산, 소득 등 기준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통합공공임대 △영구·50년 공공임대 △국민임대 △행복주택 △5·10년 공공임대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 종류가 다양하다. 상품별로 자산 기준이 모두 다르고, 소득 기준도 복잡해 꼭 ‘LH 마이홈’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보수’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간 거주한다고 해도 집을 구매할 수준의 자산 축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도 유의사항으로 지목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