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택지 등의 토지 보상이 시작되면서 전국에 총 32조원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다. 보상금의 80% 이상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기 신도시 등 올해 토지보상금 32조원 풀린다
26일 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토지 보상이 예정된 사업지구는 공공주택지구, 도시개발사업, 산업단지 등 총 92곳이며 보상액은 30조5628억원으로 추산된다. 면적 기준으로는 61.83㎢로,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21.3배가 넘는다.

여기에 매년 정부가 집행하는 사회간접자본(SOC) 토지 보상금 규모 약 1조5000억원을 더하면 올해 전국에서 풀리는 보상금은 총 32조62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 보상금은 25조7804억원으로, 전체의 약 80%에 달한다.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주택지구 토지 보상 절차가 본격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양(6조7130억원), 남양주(6조970억원), 용인(4조8786억원), 부천(2조3447억원), 안산(1조4617억원) 등 1조원 이상의 토지 보상금이 풀리는 지역만 5곳에 달한다.

고양 창릉 주택지구는 오는 3월 약 6조363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토지 보상을 개시한다. 남양주에서도 왕숙1·2, 왕숙 진건1·2 등에서 6조970억원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부천은 지난해 11~12월 토지 보상에 들어간 대장과 역곡 두 곳의 공공주택지구 등에서 총 2조3447억원이 나온다. 안산 장상(1조1644억원)은 오는 10월, 신길2(2973억원)는 12월 협의 보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수도권 다음으로 토지 보상금이 많이 풀리는 지역은 대전·세종·충남북 지역이다. 충북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와 충남 아산 제2디지털 일반산업단지 등 20곳의 산업단지를 비롯한 총 24곳에서 1조9473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토지 보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 밖에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센텀2 도시첨단산업단지에서 오는 10월 9951억원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지급되는 등 총 14곳의 사업지구에서 1조8392억원의 토지 보상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전남북은 광주송정역 KTX 지역경제거점형 투자선도지구 개발 사업 등에서 총 4323억원이 풀린다. 제주 동부공원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32만1300㎡)도 올 10월 토지 보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정부가 대토 보상(현금 대신 해당 지역 다른 토지로 보상하는 제도) 활성화 등으로 토지 보상금을 줄이려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보상금 대부분이 수도권에 풀려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남 교산지구와 인천 계양지구의 대토 보상 계약률이 각각 12%, 10% 정도에 그친 점에 비춰 볼 때 정부 기대와 달리 토지 보상금 대부분이 현금으로 지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존 측은 예상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