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리모델링 바람…3404가구 행당대림 추진위 출범
서울 성동구 일대 구축단지들 사이에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금호동, 행당동 등에서 노후 단지 5곳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가운데 5호선 행당역 초역세권인 ‘행당대림’도 최근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동구 행당동 346 일대 행당대림은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2000년 12월 준공돼 올해 21년차인 단지로 37개 동, 3404가구 규모다. 지하철 5호선 행당역 역세권 단지인 데다 일대에선 규모가 가장 커 대형 건설회사들이 단지 내 현수막을 내걸고 시공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용적률이 254%로 상대적으로 높아 리모델링을 통해 커뮤니티 시설, 충분한 주차공간 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녹물, 층간소음 등 단지 노후도가 심한 데다 주차난 등 주거 환경도 열악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게 됐다”며 “현재 주민동의율을 38%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성동구 리모델링 바람…3404가구 행당대림 추진위 출범
이 단지는 서울시가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할지 여부에 따라 사업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가구 중 1005가구(29.5%)가 서울시(SH공사 운영) 소유 임대주택이기 때문이다.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67%) 확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와 별개로 동의서를 받고 있다”며 “향후 서울시와 의견 조율이 안 되면 별도 리모델링에 나설 수도 있다”고 했다.

성동구 일대에선 ‘옥수극동’ ‘금호벽산’ 등도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용적률 200% 이상이면서 지어진 지 20년 이상 된 단지들이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사업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이 낫다는 판단이다.

옥수동 428 일대 옥수극동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1986년 12월 지어져 재건축 연한을 훌쩍 넘겼지만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135가구 늘어난 1035가구(지하 5층~지상 21층)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2017년 조합 설립 인가를 거쳐 성동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조건부가결)를 마치고, 지난 27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해 주민공람에 나섰다.

5호선 행당역과 신금호역 사이 금호동1가에 자리한 금호벽산도 올 8월 시공사 선정을 끝내고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20개 동, 1707가구 규모로 2001년 12월 준공했다. 현대건설·삼성물산 컨소시엄을 통해 기존 지하 2층~지상 20층에서 지하 4층~지상 21층 단지(가칭 ‘노블퍼스트’)로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수직증축할 경우 지금보다 256가구 늘어난 1963가구가 된다.

경의중앙선 응봉역과 가까운 ‘응봉신동아’는 499가구 증축을 위한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쳤다. 행당역을 사이에 두고 행당대림과 마주하는 ‘행당한진타운’도 6월 리모델링 추진위 설립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행당한진은 전용면적 114㎡가 10월 30일 16억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평형이 연초 15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13억7000만원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했다. 금호벽산은 연초 12억8000만원에 팔렸던 전용 84㎡가 최근 14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