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집] 잠원동 신반포16차 재건축 '뽕나무 변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 재건축 사업이 예상치 않은 걸림돌을 만났다. 단지 내에 있는 서울특별시 기념물 ‘잠실리 뽕나무’다.

5일 서울시와 서초구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신반포16차 재건축 사업에 대해 잠실리 뽕나무를 서울시가 고시한 서울특별시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용기준에 따라 보존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라는 의견을 서초구에 전달했다. 서울시 허용기준과 문화재보호법 등에 의하면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문화재 영향검토 등을 벌여야 한다.

잠실리 뽕나무는 신반포16차 120동 앞 도로변에 있다. 1973년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됐다. 조선 성종∼연산군 재위 기간 일대에 양잠 시범 사업지가 설치되면서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는 가지 중간 부분이 잘린 고사목이다.

신반포16차는 재건축 사업의 하나로 692㎡ 규모의 공원을 신설해 나무를 옮길 계획이었으나 이전이 허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념물을 비롯한 문화재는 특별한 사유 없이 사업계획상의 편의에 맞춰 이동하는 것이 인정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얼마집] 잠원동 신반포16차 재건축 '뽕나무 변수'
신반포16차 사업지는 문화재 지표조사도 거쳐야 할 전망이다. 신반포16차 인근에서 통일신라시대의 경작지로 추정되는 '유구'(遺構·옛 사람들의 흔적)가 발견된 적이 있어 지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의견이다. 지표조사는 주변 땅을 훼손하지 않고 고고학적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필요하면 발굴로 이어질 수 있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신반포16차 정비구역은 면적이 3만㎡ 미만이어서 지표조사가 의무적으로 실시돼야 하는 곳은 아니다.

신반포16차는 지상 11층 2개동에 전용면적 52·82㎡ 총 396가구로 구성돼 있다. 1983년 입주해 올해 입주 36년차를 맞았다. 지난달 조합이 설립돼 재건축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신반포16차는 서울지하철 3호선 잠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한남대교와 반포대교가 인근에 있어 차량으로 강북 지역 이동이 편리하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경부고속도로 등 도로망이 우수한 편이다. 신동초·중이 단지 바로 앞에 있고 잠원한강공원, 반포한강공원 등이 가깝다. 일부 가구에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