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건설공사 수주 규모가 136조원으로 올해보다 11%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NH금융연구소 강승민 연구위원은 27일 한국건설경영협회가 주최하는 '2018년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대응 발표회'에 나와 이런 내용의 내년도 건설시장 전망을 공개할 예정이다.
26일 사전 배포된 자료에서 강 위원은 "2014년부터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국내 건설수주가 올해 6.6% 감소해 154조원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내년에는 주택·부동산 분야의 규제와 가계부채대책의 본격 시행,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으로 올해보다 수주 금액이 11.6% 더 줄어 136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위원은 "금리 인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주택분양시장은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주택시장의 위기는 지금보다 2020년 이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건설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건설사들이 무리한 수주를 통한 성장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이익이 양호한 현시점에서 안정적인 구조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재무역량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작년보다 10.3% 늘어난 31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강 위원은 예상했다.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올해보다 12.5% 증가한 350억원으로 전망했다.
강 위원은 "올해부터 해외건설 수주가 늘긴 하겠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부진한 회복세"라며 "국내 건설사들의 주력 사업지인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 지연과 중동을 대체할 만한 신시장 개척 부진이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강 위원은 해외건설 수주 확대를 위해 건설사별로 경쟁력 있는 공종 중심으로 사업을 특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 기존 시공 중심의 수주에서 탈피해 자금조달 강화, 현지화 전략 등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정부는 해외건설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선임연구위원은 '2018년 건설경영전략 수립의 주요 쟁점과 대응' 자료를 통해 내년도 국내 건설시장은 공공부문의 경우 SOC 예산 급감에 따른 수주 위축으로, 민간 주택시장은 정부의 8·2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대책·금리 인상 등 정책 변화로 하향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형 위원은 "이러한 시장 환경변화는 건설기업의 유동성 경색 우려와 수주 감소로 이어져 내년 하반기 이후 건설 매출 리스크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위원은 "내년 공공 건설시장은 '개선'보다 '혁신'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민간 건설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따른 시장 반응과 파급효과를 주의 깊게 살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공사비가 최소 10% 오를 것 같습니다.”(대형 건설사 분양 담당 팀장)원자재값·인건비 상승 등 공사비와 분양가 인상 요인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당장 오는 6월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5등급 인증(에너지 자립률 20~40%)이 의무화된다. 제로에너지 인증이 시행되면 단열재, 고성능 창호, 태양광설비 등을 도입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 최근 5년간 분양가 인상을 부추기는 규제만 근로시간 단축, 레미콘 토요휴무제 등 7건에 이른다. 여기에 층간소음 보완시공 의무 적용, 준초고층 피난안전구역 설치, 전기차 화재대응시설 의무 구축 등 대기 중인 법안도 적지 않다.◇품질과 안전 기준 강화로 공기 늘어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사비 상승 요인은 줄잡아 열 가지에 이른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건설업계 발을 묶는 대표적 리스크로 꼽힌다. 한국건설관리학회가 민간 전문가 5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작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레미콘 휴무제(토요일 타설 금지)와 공휴일 공사 금지도 공사비 증가와 연결된다. 작업 시간 단축으로 노무비가 증가해서다.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인한 건설 현장 안전 강화도 비용 상승 원인 중 하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관리 시설과 인력 등이 추가되면서 관련 비용만 10%가량 증가했다”며 “처벌이 두려워 현장을 떠나는 직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콘크리트 강도 강화, 사전 방문 의무화 등도 공사비 상승을 부채질한다. 서울 등 도심에는 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주요 아파트 공급원이다. 재건축 공사비 검증
오는 6월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A건설사는 비용 부담에 고민이 깊어졌다. 전용면적 84㎡ 기준 가구당 공사비 증가분이 정부 예측치(130만원)를 두 배 웃도는 293만원으로 추정됐다. A사 관계자는 “제로에너지 규제를 충족하려면 옥상 대신 측면에 특수 자재를 사용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이 두 배가량 든다”며 “공사비 상승과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는 가운데 각종 규제 부담이 가중돼 사업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공사비 상승, 금융비용 증가에 각종 규제가 더해져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최근 1년간 공급된 단지 기준)는 3.3㎡당 4428만원으로 두 달 연속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9% 뛰었다.친환경과 층간소음 규제 등 공사비 상승을 부채질하는 정책이 우후죽순 쏟아져 연내 서울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6월 30일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공동주택으로 제로에너지 규제가 확대된다. 단열 성능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에너지 자립률 20~40%를 달성해야 한다. 층간소음 규제도 부담이다.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는 법적 기준(4등급)보다 강한 기준(1~3등급)을 요구하고 있다.공사비 상승이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그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분양가 상승이 주택시장을 옥죄는 주요 요인”이라며 “제로에너지나 층간소음 같은 규제를 기간을 두고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연봉을 꼬박 모아 서울 아파트 한 평(3.3㎡) 사기도 어려워질 줄 몰랐습니다.”작년 말 서울의 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뒤 저층인 점이 마음에 걸려 포기한 30대 직장인 A씨는 당시 결정이 후회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사비 상승 여파로 분양가 급등세가 계속돼 ‘내 집 마련’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서울 아파트 분양가격이 치솟고 있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4408만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3500만원) 대비 25.9% 뛴 금액이다. 분양가와 상승폭 모두 HUG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치다.분양가가 지역 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공급된 ‘포제스 한강’이 대표적이다. 3.3㎡당 1억3771만원에 분양했다. 역대 최고가다.지난해 9월 3.3㎡당 7209만원에 공급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은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 가장 비싼 단지 타이틀을 얻었다. 비강남권 단지 분양가도 3~4년 전 ‘강남 아파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작년 11월 영등포구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 전용면적 59㎡가 최고 14억4230만원에 공급됐다.이인혁/심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