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공실 둔 건물 속출…임대료 20% 떨어진 곳도 등장
대형 성형외과병원 들어서는 신논현역 상권 등과 경쟁 격화

내수 경기 부진으로 국내 성형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데다 한국을 주로 찾던 중국인 성형 관광객 상당수가 대만, 일본 등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신사역(3호선)과 신논현역(9호선) 일대에 한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는 기업형 성형외과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성형 수요도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늘어나는 공실에 임대료 ‘뚝’
강남구청 등에 따르면 압구정역 주변에 자리 잡은 성형외과는 220여곳이다. 논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압구정역 3번과 4번 출구 대로변은 절반 이상이 성형외과다. 중국어 병원 간판도 눈에 띈다. 주로 개인이 운영하는 중소형 병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년 전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800만원 받던 논현로 대로변 J성형외과 건물 2층도 월세 16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1년 가까이 임차인을 못 찾고 있다.
◆의료 관광객 줄고 성형 수요 분산

대형 성형외과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압구정 병원 상권의 침체 이유로 꼽힌다. 2010년부터 신사역과 신논현역 주변으로 기업형 성형외과가 생겨나며 수요자를 끌었다. 신사역 주변에선 가로수길 인기를 업고 그랜드성형외과, 쥬얼리성형외과, 아이디성형외과 등이 들어섰다. 이곳은 노선상업지역이어서 10층 이상 건물을 지어 통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압구정역 주변은 2·3종 일반주거지역이라 5~6층 정도밖에 올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논현역 주변이 뜨고 있다. 2009년 지하철 9호선 개통 이후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공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게 강점이다. 신사역 인근 C공인 대표는 “압구정역 인근에서 활동하던 성형외과 의사들이 뭉쳐 이 일대에 대형 병원을 세우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