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께 일반분양 예정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한창 철거 중이다. 이해성 기자
오는 10월께 일반분양 예정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한창 철거 중이다. 이해성 기자
국내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신축 9510가구)인 서울 송파 가락시영 아파트. 지난 5월 조합원 분양을 마치고 철거가 진행 중이다. 가락시장 맞은편 조합원 계약사무실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합원 계약률은 99%에 달했다. 새로 지어지는 전용면적 84㎡를 배정받을 수 있는 일부 조합원 분양권 호가는 9억원(추가분담금 포함)까지 올랐다. 2006년 말 전고점 가격에 근접한 수준이다.

가락시영은 오랜 기간 사업이 지연됐다가 올 들어 본격 추진된 대단지라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 관심도 높은 편이다. 오는 9~10월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주력 84㎡, 9억원까지 올라

'분양 임박' 가락시영 재건축, 6개월새 1억 뛰었다
21일 가락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가락시영 1차 43㎡(공급면적·옛 13평형)의 매매가는 올 1월 5억750만원에서 이달 들어 5억8250만원까지 올랐다. 전고점이던 2006년 12월의 6억원에 육박했다. 2차 43㎡는 6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5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 6억1500만원까지 뛰었다. 조합원 분양분(입주권)은 이들 가격에 추가분담금을 더해 거래가 이뤄진다. 조합원들은 전용 39~150㎡까지 선택할 수 있다. 평형이 클수록 추가분담금은 늘어난다. 신축 가구수가 가장 많은 전용 84㎡(5132가구·13가지 타입)의 추가분담금은 보통 2억~3억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84㎡ 분양권 중 가장 몸값이 높은 곳은 5단지(514~517동)다. 단지 중앙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탄천 입구까지 이어지는 공원을 끼고 있다. 남향, 탑상형에 8호선 송파역이 가까워 8억원 후반~9억원 초반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올 1월(관리처분계획 인가) 전후보다 1억원가량 올랐다.

단지 남동방향 안쪽에 있는 4단지 84㎡ 분양권(4베이 판상형)은 최근 8억8000만원에 팔렸다. Y중개업소 관계자는 “선호도가 높은 남향 판상형 84㎡는 매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로변이나 모서리에 위치한 곳, 서향인 곳은 8억원 초·중반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초기 투자금이 아니라 이자부담이다. 현재 매매가에는 조합원들의 이주비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금융권 대출이기 때문에 승계를 해야 한다. 이주비용은 제각각이라 이자부담도 차이가 크다. 승계해야 할 대출금이 많은 일부 84㎡ 급매물 호가는 8억2000만원(추가분담금 1억3000만원)으로 다른 가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조합원 분양분을 거래한 후 등기이전할 때에는 토지분을 기준으로 취득세(4.6%)를 부담해야 한다. 입주할 때는 건물분 취득세(2.96~3.16%)도 따로 내도록 돼 있다. 실제 입주할 때 드는 확장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입주 때까지의 부담액을 꼼꼼히 따져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반분양가 놓고 줄다리기

9~10월 예정된 일반분양분(1566가구) 분양가격을 두고 조합 측과 건설회사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조합은 3.3㎡당 2800만원가량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분양가가 높아지면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고 청산 때 조합 측이 돌려받는 돈이 많아진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서로 생각하는 일반분양가 간극이 커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적절한 수준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이 작년까지 생각했던 일반분양가의 최대치는 3.3㎡당 2600만원이었다. 조합원 분양은 3.3㎡당 평균 2170만원(최고 2520만원, 최저 2000만원)에 이뤄졌다. 조합 관계자는 “(협상 진행 추이를 볼 때) 8~9월은 어렵고 10월께나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분양은 저층부(1~3층)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동호수 추첨 결과 좋은 곳은 이미 조합 측에 배정됐기 때문이다. 재건축 단지 명칭 ‘헬리오시티’는 어감이 안 좋다며 일부 조합원들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지옥(hell)’이 연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