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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연금 등 복지 기득권부터 개혁하라

복지예산이 매년 급증해 내년엔 100조원에 육박하지만 이를 통한 빈곤 개선효과는 극히 미흡하다고 한다. 복지예산이 정작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 탓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소득기준 빈곤율(평균소득의 50% 미만 비율)이 14.9%인데 재분배 후 빈곤율은 12.0%로 빈곤개선율은 24.2%에 불과하다고 한다. OECD 최저수준이다. 복지 지출을 늘려도 빈곤이 줄지 않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는 얘기다.

그 원인은 무엇보다 복지가 기득권화한 데 있다는 게 한국경제신문 복지기획팀의 진단이다. 복지지출의 상당부분이 빈곤층이 아닌 공무원, 교원, 정규직 등 이른바 복지 기득권층에 흘러들어간다. 내년 복지예산 97조원 중 20조원이 공무원·교원·군인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에 배정돼 있다. 1960~1970년대 도입된 특수직역 연금은 이미 적자로 돌아서 국민 세금으로 연간 수조원씩 메워주고 있다. 이런 적자를 메우는 데만 내년 3조2800억원, 2018년 8조600억원, 10년 뒤인 2023년엔 15조5000억원이 든다는 추정이다. 특수직역 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자는 주장이 많았지만 반발이 거세 손도 못 쓰고 있다. 특혜성 연금을 설계한 공무원들 자신이 바로 수급자인 탓이다.

공적 복지를 보완하는 기업복지도 대기업의 정규직 근로자에 쏠림이 두드러진다. 대기업은 자녀학비 의료비 휴가비 등을 지원하고 이런 지출에는 세금감면 혜택도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절반 이상이 사회보험 혜택의 바깥에 있다. 게다가 복지제도가 빈곤 탈출을 가로막기까지 한다.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는 52가지 복지혜택을 누리지만 기초수급자에서 졸업하면 대부분이 박탈된다. 빈곤마저 기득권이 된 꼴이다.

그럼에도 대선 후보들은 무차별 복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타워팰리스에 사는 노인에게도 기초노령연금을 주는 식의 ‘깜깜이 복지’를 더 늘리겠다는 얘기다. 이는 허점 투성이의 복지 전달체계를 은폐하고 소득·재산 파악이 안 됐어도 누구도 불평하지 않게끔 똑같이 나눠먹자는 부도덕이자 복지의 타락일 뿐이다. 대선 후보들은 복지 기득권을 깨겠다는 개혁안을 담은 복지공약을 새로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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