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자연과 인공물, 사람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한 ‘행복도시 첫마을 1단계 1·2·3단지 공동주택’으로 한경주거문화대상 환경친화대상을 수상했다.

이 단지는 세종시의 우수한 자연 환경이 주거 공간과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앙공원을 아우르며 동서로 흐르고 있는 금강이 단지와 접해 있어 친수 공간이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대지 북쪽은 개간돼 낮은 구릉지의 마을이 만들어졌고, 남북으로 녹지가 조성돼 있다. 단지의 동쪽과 남쪽에는 각각 장남평야와 금강변이 자리잡고 있다. LH 관계자는 “자연 공간과 인공물이 단순히 이웃공간에 배치돼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삶의 가치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며 “자연을 매개로 이웃들이 서로 소통하며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는 단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지 배치와 설계를 보면 회사 측의 이같은 복안을 엿볼 수 있다. 주거 영역과 비 주거 영역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단지를 설계해 각 영역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고밀도 주거군과 저밀도 주거군을 교차 배치해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배치 방식은 단지 내 바람길을 열어주는 효과도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웃 간 어울림을 위한 공간도 다수 조성했다. 주거 단지간 경계도 벽 대신 ‘플레잉 플랫폼’이라는 공동 공간으로 조성해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등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녹지축의 중심이 되는 중앙공원 주변에도 커뮤니티 시설을 집중시켜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들게 했다.

대부분의 인공 시설은 자연 지형을 해치지 않고 순응하게 하면서도 지형 특색을 고려해 배치했다. 수변공간에는 수변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파노라마 타워를 만들었고, 외곽순환도로변 등 부지 외각에는 랜드마크 타워를 설치했다. 입구 역할을 하는 북측 진입도로변과 BRT변의 진입부에는 상징성을 갖는 타워도 세웠다. 단독주택의 경우 경사가 있는 지형적 특성에 맞춰 테라스형과 평지에 조성하는 플렛타입으로 나눠 설계했다.

내부 평면도 세대 내 조화와 소통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 주방 등 공용 공간을 가족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성했고, 일부 가구에는 복층구조를 활용해 프라이버시도 침해받지 않도록 했다. 또 가변형 벽체 등을 사용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개성있는 공간을 만들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단지는 향후 첫마을 2단계 사업지와 연계돼 하나의 큰 마을로 조성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단독적인 단지로의 의미도 크지만 향후 2단계 사업지의 복합 커뮤니티 시설, 단독주택지, 공원 등과 합쳐지면서 주거지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생태와 인간, 인공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송 LH 사장 "강남보금자리 단지조성 디자이너 첫 도입"

“이번 수상은 LH가 그동안 추구해온 가치에 대한 격려의 의미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주거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한경주거문화대상 환경친화대상을 수상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지송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주거단지와 차별화되는 미래 주거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LH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 신행정수도 건설을 주도하고 있다. 2006년 11월에 개발계획을 수립, 택지개발과 아파트건설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세종시 첫마을은 기존의 정형화된 개발 방식을 탈피해 자연친화적 생태 도시를 모토로 진행해왔다”며 “사람과 공간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시의 개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 단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국제공모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아 설계에 반영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LH는 이전의 다른 단지 사업도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중점을 두고 진행해왔다”고 강조했다. LH가 조성한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는 대모산, 세곡천 등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된 단지 조성을 위한 총괄디자이너(ULD·Urban and Landscape Designer)를 최초로 도입한 사업지구다. 또 설계 초기부터 이해관계자 간의 대립·상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주민, 지자체 등과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이 사장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 단절을 불러일으키는 획일화된 아파트 단지 설계를 넘어서야 할 때”라며 “첫마을 사업을 시작으로 자연 친화적인 단지들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H는…혁신도시 9곳 건설…무주택 서민 지원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통합·재정비해 설립된 회사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회사는 토지의 취득·개발·비축·공급부터 도시의 개발·정비, 임대주택의 건설·공급·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LH는 그동안 다양한 주택 사업을 통해 국민 주거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해왔다. 서울 마포에 국내 최초의 아파트 단지를 지은 것을 시작으로, 개봉동에는 국내 최초로 ‘임대아파트’를 선보였고 번동에는 최초의 영구임대주택을 지었다. 수도권 균형 발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개발도 LH가 추진한 사업이다. 최근에는 판교 동탄 김포 파주 등에 2기 신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세종시와 9개 혁신도시 사업도 주도적으로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무주택 서민·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고 이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특화된 주택을 짓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