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엔 '수익형 테마 부동산'이 블루오션"
“부동산에 투자하는 시대가 끝났다고요? 이젠 고령화·고학력화 같은 시대 트렌드를 반영하는 ‘대체 부동산(alternative real estate·일명 수익형 테마 부동산)’으로 눈을 돌릴 때입니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미국 대체 부동산시장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크리스토퍼 갤빈 해리슨스트리트 회장(62·사진)은 13일 “경기흐름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대체 부동산’이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갤빈 회장은 모토로라 창업주인 고(故) 폴 갤빈의 손자다. 2005년 부동산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메릴 등과 운영자금만 35억달러를 웃도는 부동산 투자회사인 ‘해리슨스트리트’를 설립했다.

그는 학생주택, 실버주택(노인주택), 메디컬오피스(병·의료원 전용 빌딩), 셀프스토리지(개인창고) 등 대체 부동산에 투자하는 ‘대체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 개발업계에서는 대체 부동산을 ‘수익형 테마 부동산’이라고도 한다. 특정 건물의 용도를 한 두가지 분야로 한정시켜 집중임대(분양)하는 부동산이다. 건물의 인지도가 높아져서 임대수요 창출에 도움이 된다. 식음료빌딩 메디컬빌딩 정보기술(IT)전용빌딩 실버·여성주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상품은 고령화·고학력화·개인화되고 있는 인구통계학적 트렌드에 따라 장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게 공통점이다. 학생주택은 대학 캠퍼스 주변에 짓는 다세대주택이다. 개인별 화장실을 제공하고 수영장·클럽하우스·컴퓨터실·체육실 등 커뮤니티시설을 갖췄다. 미국 내 대학진학률과 유학생 수는 급증하는 반면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하고 캠퍼스 주변 주거 시설도 열악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버주택은 65세 이상 노인 전용 다세대주택이다. 숙식 및 청력·기억력 보조·재활 같은 노인 맞춤형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메디컬오피스와 셀프스토리지는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메디컬오피스는 병원 외부에 짓는 의료용 건물로, 입원 외에 진단·영상 등 간단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헬스케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같은 건물이 많이 생겨났다. 국내에서도 최근 신축이 늘고 있다. 셀프스토리지는 개인이나 사업자가 임차해 쓰는 창고 시설이다. 미국에는 4만6000여개가 성업 중이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도 해외 대체 부동산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부동산 투자는 손실이 컸지만 이들 네 영역에 투자한 펀드는 연 6~8%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려왔다.

갤빈 회장은 “한국도 인구통계학적으로 고령화와 고학력화되는 만큼 민간 업체들이 시장 흐름을 읽고 틈새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