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동일은 계열사인 이스트건설을 통해 부산 범일동의 ‘장영자 빌딩’을 400억원대에 매입,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이 빌딩은 지하 6층, 지상 25층에 연면적 10만6000㎡(3만2121평)로 업무용 단일 건물로는 부산에서 최대 규모다. 동일 측은 오피스텔과 일부 판매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을 사무용 공간으로 개발, 임대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인근에 ‘문현금융혁신도시’가 들어서면 사무실 임대수요도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일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결과 큰 문제가 없어 기존 골조를 철거하지 않고 보강공사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도심 흉물로 전락했지만 앞으로는 최신 ‘랜드마크 빌딩’으로 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부지(6990㎡)는 1980년대 초 대규모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킨 이철희·장영자 씨 부부 소유였다가 법원 경매로 넘어간 땅이다. 1994년 부산의 대성종합건설이 낙찰받아 판매시설 및 오피스 등으로 구성된 복합건물로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부도를 맞으면서 완공을 앞둔 1998년부터 지금까지 방치됐다.
이후 서울의 건설업체 도시비젼에 다시 팔려 상가 건물로 탈바꿈을 모색했다. 하지만 2008년 회사 대표가 사망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2010년에는 경남 창원의 N사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도 자금조달을 하지 못해 개발이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