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진출 국내 건설사들이 내전에도 불구하고 공사장 · 장비 등의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는 리비아 굽바시 주택 공사현장을 조사한 결과 자산이 100% 보존돼 있었다고 29일 밝혔다.

이곳엔 덤프트럭 발전기 등 300여대,자재,숙소 · 식당 등 가설건물 440개 동 310억원어치가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에게 현장보존을 부탁하고 탈출했다"며 "복귀해서 현장을 살펴봤더니 철수 이전 상태로 유지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은 주 · 야간 2교대로 25명씩을 투입해 6개월간 무장경비를 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현장 보존을 위해 애써준 현지 주민들에게 경비기간 만큼의 급여와 유류대 등을 보상키로 했다.

공사 현장이 잘 보존돼 공사도 빠르게 재개될 전망이다. 현대엠코는 2009년 7월부터 굽바시에 5200억원 규모 주택 2000가구(4층 250개 동)를 2014년까지 짓는 공사를 진행해 왔다.

현대엠코는 향후 발주되는 추가 공사에도 인력과 장비를 차질 없이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리비아에서 플랜트 등을 주로 건설 중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소 3곳과 송전선 2곳의 공사를 진행 중인 현대건설 측은 "현지 조사 결과 벵가지 송전선공사 캠프장 한 곳에서 자재 도난 피해를 입은 정도"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도 현지인들의 경비가 철저했던 플랜트 사업장은 전혀 피해가 없고,호텔 워터프런트 등 일부 건축공사장에서 유리가 파손되는 등의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회사 관계자는 "건물 안전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어서 조기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중견 주택업체들은 자재와 장비를 도난당하고 현장이 훼손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