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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입찰 앞두고 '4400억 사재출연' 진실 논란

현대그룹 '4400억>0원' 광고…"지분 소각도 사재출연"
현대차ㆍ금융권 "터무니 없어"…"소각 지분가치 200억 불과"
오는 15일 현대건설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전에 참여한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최적의 입찰가액 결정 등 막판 전략 다듬기에 골몰하고 있다. 두 그룹 간 물밑 신경전도 한껏 달아 오르고 있다.

◆사재출연 둘러싼 신경전

현대차그룹은 자금력과 경영 안정성 등에서 '우위'라는 시장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순수 경제논리에 따라 인수전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현대차와 기아차,현대모비스 등 내부 계열사로만 컨소시엄을 꾸렸고 3사의 현금성 자산이 10조원을 웃돌아 외부 차입이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일반 인수 · 합병(M&A) 원칙대로 진행되면 '승기'를 잡는다는 분위기이지만,현대그룹이 고(故) 정몽헌 회장의 4400억원 사재(私財)출연을 강조하는 광고전을 펼치고 있어 여론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그룹은 훨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유상 증자,대규모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과 자산매각 결정을 잇달아 내놨다. 독일 엔지니어링 회사인 M+W를 인수파트너로 끌어 들였으나 '열세'로 평가되는 자금력을 외부 차입 등을 통해 만회하려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2001년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정몽헌 회장이 사재를 출연했다는 '4400억>0원' 광고를 내보내며 여론전에도 힘쏟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선 현대그룹이 내보내는 '4400억>0원' 광고에 대해 못 마땅해하는 모습이다. 당시 사정에 밝은 임직원들은 사적인 자리에선 "국민들이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지난 일이라고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숫자를 부풀리고 있다"는 불만을 곧잘 쏟아냈다. 하지만 잡음을 키울 수 있다며 그룹 차원의 정면 대응이나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고 있다.

같은 광고에서 적시한 '특혜 의혹 없는 깨끗하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합니다'는 문구에 대해서도 불편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 측이 채권단에 요구한 우선매수청구권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혜 의혹과 불공정 경쟁 시비로 몰아가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와 관련,"2001년 현대건설 위기 때 정몽헌 회장이 본인 주식과 재산권 처분 및 행사를 위임받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지분,계열사 지분 등 모두 8000여 만주를 무상 소각한 사실을 근거로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당시 현대건설 정상화를 위해 대출금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단행하면서 대주주 경영책임을 물어 보유 지분을 모두 소각,경영권을 박탈했다.

◆4400억원 출연의 진실

현대건설 임동진 노조위원장은 4400억원 논란과 관련,"사재출연 발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결국엔 현대건설이 아니라 현대상선을 살리는 쪽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사재출연을 근거로)우선매수청구권을 달라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 측이 종국엔 현대건설을 살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주장이다.

2001년 4월 정 회장의 특수 관계인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55만주를 현대종합상사로부터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고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현대그룹 모양새를 갖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해 5월 현대건설은 출자전환을 거쳐 경영권이 채권단 손으로 넘어왔고 현대그룹과는 완전 결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 회장이 400억원 규모의 사재를 내놓기로 한 약속은 대부분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채권단 출자전환은 부실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대주주 지분 소각을 전제로 이뤄졌다"며 "엄밀히 보면 사재출연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지분 소각 규모도 현대그룹 주장과 달리 당시 시가로 계산하면 200억원도 채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수언/박영신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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