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이 대한민국을 떠난다‥한국 생활비 50%면 '상류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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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사,운전해~ 골프장으로."
얼마 전 베트남으로 이민을 떠난 이분녀씨(가명·59)는 요즘 영화 속 상류사회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운전기사를 앞세워 골프장으로 향하고,식사 및 청소를 각각 담당하는 두 명의 가정부를 두고 있다.
이씨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아등바등 살았는데 여기 와서 인생의 참맛을 느끼고 있다"면서 "고생한 우리도 이제 노후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장·노년층이 대한민국을 떠나기 시작했다.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12월 중순 현재 필리핀 내 재외동포 수는 작년 말 대비 50.3%,베트남은 100% 이상 급증했다.
은퇴 이민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투자 이민 못지 않다는 게 외교통상부의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의 동남아행은 70~80년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으로 향한 이민 대열과는 그 성격이 판이하다.
그때는 돈을 벌기 위해,그리고 자식의 앞날을 위해 선진국 비자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은퇴 이민이라는 이름으로 짐을 싸는 요즘의 50~60대는 그들만의 멋진 노후를 위해,그리고 그동안 고생해 모은 돈을 쓰기 위해 떠난다.
동남아시아가 주요 정착지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 안착하면 비싼 물가와 경조사 같은 품위 유지,지겨운 정치논쟁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3대 질곡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게다가 넓고 여유로워 '부킹'이라는 번거로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한국과의 거리도 가깝고 선진국 생활에서 압박감으로 작용하는 그들의 문화적 우월주의도 느낄 필요가 없다.
이민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필요한 노후자금의 50%만 확보하면 동남아에서는 꿈에 그리던 상류생활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실제 노후자금으로 5억원(주택 매각 대금 포함)을 마련한 세대의 경우 은행 이자(연 5% 계산시 연 2500만원)만으로도 동남아에서는 비교적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여기에다 국민연금과 사적연금 등을 활용,월 100만원을 더 보탤 수 있다면 가정부 운전기사 등을 고용하고 골프·승마를 즐기며 문화생활도 할 수 있다.
7억원 정도 하는 분당의 30평짜리 아파트 한 채만 팔면 상류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월 300만원(주거비 포함)이면 한국에서도 나름의 생활이 가능하지만 귀족 같은 삶을 누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2년 전부터 태국 파타야에 거주하고 있는 서모씨(69)는 "동남아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은 죽기 전에 한 번쯤 여유있게 살아보자는 중산층이 주류"라고 전했다.
돈이 너무 없으면 현지 생활이 어렵고 부유층은 은퇴 이민 대신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현지에 잠시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준비 없는 이민은 실패한다.
외로움이라는 현실을 극복하지 못해 또 다른 지옥을 경험할 수도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얼마 전 베트남으로 이민을 떠난 이분녀씨(가명·59)는 요즘 영화 속 상류사회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운전기사를 앞세워 골프장으로 향하고,식사 및 청소를 각각 담당하는 두 명의 가정부를 두고 있다.
이씨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아등바등 살았는데 여기 와서 인생의 참맛을 느끼고 있다"면서 "고생한 우리도 이제 노후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장·노년층이 대한민국을 떠나기 시작했다.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12월 중순 현재 필리핀 내 재외동포 수는 작년 말 대비 50.3%,베트남은 100% 이상 급증했다.
은퇴 이민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투자 이민 못지 않다는 게 외교통상부의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의 동남아행은 70~80년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으로 향한 이민 대열과는 그 성격이 판이하다.
그때는 돈을 벌기 위해,그리고 자식의 앞날을 위해 선진국 비자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은퇴 이민이라는 이름으로 짐을 싸는 요즘의 50~60대는 그들만의 멋진 노후를 위해,그리고 그동안 고생해 모은 돈을 쓰기 위해 떠난다.
동남아시아가 주요 정착지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 안착하면 비싼 물가와 경조사 같은 품위 유지,지겨운 정치논쟁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3대 질곡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게다가 넓고 여유로워 '부킹'이라는 번거로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한국과의 거리도 가깝고 선진국 생활에서 압박감으로 작용하는 그들의 문화적 우월주의도 느낄 필요가 없다.
이민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필요한 노후자금의 50%만 확보하면 동남아에서는 꿈에 그리던 상류생활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실제 노후자금으로 5억원(주택 매각 대금 포함)을 마련한 세대의 경우 은행 이자(연 5% 계산시 연 2500만원)만으로도 동남아에서는 비교적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여기에다 국민연금과 사적연금 등을 활용,월 100만원을 더 보탤 수 있다면 가정부 운전기사 등을 고용하고 골프·승마를 즐기며 문화생활도 할 수 있다.
7억원 정도 하는 분당의 30평짜리 아파트 한 채만 팔면 상류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월 300만원(주거비 포함)이면 한국에서도 나름의 생활이 가능하지만 귀족 같은 삶을 누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2년 전부터 태국 파타야에 거주하고 있는 서모씨(69)는 "동남아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은 죽기 전에 한 번쯤 여유있게 살아보자는 중산층이 주류"라고 전했다.
돈이 너무 없으면 현지 생활이 어렵고 부유층은 은퇴 이민 대신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현지에 잠시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준비 없는 이민은 실패한다.
외로움이라는 현실을 극복하지 못해 또 다른 지옥을 경험할 수도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