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fibertec.co.kr 돈이나 카드가 있고,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왜 참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왜?"라고 반문하는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리 어렸을 적엔…"이라는 녹음기를 다시 틀어야 할지. 새로운 세대는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참는다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다. 사는 동안 두 번의 큰 화재를 경험하고 IMF라는 국가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요즘 보다 더 힘들지는 않았던 것같다. "아직도 한국에서 제조업을 하십니까"라거나"한국에서 제조업을 하면 진짜 애국자(?)"라는 말이 비아냥처럼 들리는 마당이다. IMF때 돈이 없어 유학을 포기하고 입국,군대에 입대하려 애쓰던 젊은이들이 이제 20대 후반의 사회 초년생이 됐으니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알때가 됐을 법도 한데 말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 20여년간 제조업을 해오면서 공장바닥에 떨어진 나사못 한 개,쓰다 버린 면장갑 한 켤레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메모하는 습관 때문에 늘 갖고 다니는 종이도 이면지를 쓴다. 증권회사에서 배달되는 '유리창 달린 편지봉투'를 볼 때마다 재활용도 안되는 셀로판지와 봉투의 원가를 생각하며 한번씩 더 사용하곤 한다. 이런 날 닮았는지 작은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엘리베이터 옆 재활용 공간에 놓인 잡지며 동화책을 낑낑거리며 들고 와선 새 책을 산 것처럼 좋아하곤 했다. 그럴 때면 남의 집 마당의 수돗물이 넘쳐 흐르면 잠그고 나와야 발걸음이 떨어지던 예전의 나를 보는 것같아 흐뭇하고 대견한 마음이 들곤 했다. 그러나 이 시대엔 근검절약하는 게 미덕이 아니라고 한다. 바로 옆에 일반전화를 두고도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종이나 노트는 물론이요,피자나 햄버거같은 음식도 걸핏하면 남겨 함부로 버린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몹시 혼란스럽다. 내것이든 남의 것이든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믿어온 내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 건지,그들이 변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학비를 벌기 위해 가정교사나 학원강사를 하며 남의 집과 학원을 드나들 때 골목어귀 국화빵 가게의 고소하고 아릿한 빵 내음이 고픈 배를 자극하곤 했었다. 하지만 한푼을 절약하기 위해 물만 마셨던 일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는 건 낡은 세대의 부질없는 상념에 불과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