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서 4∼5명의 투자자가 어울려 중소형 상가나 빌딩 원룸주택 등을 사들여 운영한뒤 수익을 나눠 갖는 공동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여윳돈 2억∼5억원 정도로는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지만 여럿이 ''펀드''를 만들면 연 10%대의 임대수입을 거뜬히 올릴 수 있는 ''알짜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공동투자는 그동안 가까운 친지나 지인들 사이에 이뤄져 왔으나 최근에는 종친회까지 그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임대수요가 풍부하고 공실률이 낮은 역세권 중소형 물건을 중심으로 공동투자자들의 입질이 잦아지고 있다.

◇투자사례=섬유관련 무역업을 하는 오모(41)씨는 이달초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 5층 상가빌딩을 11억5천만원에 사들였다.

보증금 4억5천만원에 월세로 7백60만원을 벌 수있는 이 빌딩을 사기 위해 오씨가 3억원,동생과 동서가 각각 1억원,3억원의 돈을 보탰다.

이들은 실제 투자액(7억원)을 기준으로 연 11%의 수익을 올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2배 가까운 투자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강남구 역삼동 상록회관 근처 6층 상가빌딩도 공동투자의 표적이 됐다.

매수자는 개인이 아닌 K씨 종친회.

대지 70평,연면적 2백20평인 이 빌딩의 매매가는 15억원이지만 보증금(3억5천만원)을 제외한 실제 투자액은 11억5천만원.

매달 1천60만원을 월세로 받게 돼 은행에 맡길때보다 종친회 장학금을 늘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투자자가 늘고 있는 반면 시장에 나오는 부동산 매물은 줄고 있어 마땅한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저금리와 주식시장 침체로 건물주인도 부동산을 매각한뒤 돈 굴리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뱅크(www.neonet.co.kr) 투자클리닉 김형선 부장은 "여윳돈으로 3억∼5억원을 보유한 사람들끼리 공동투자를 문의해 오는 건수가 하루 4∼5건에 이르지만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은행이자율을 웃도는 임대수익이 나오는 매물은 시장에 나온 물건의 10%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망물건과 투자성=최근 매물로 나온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5층짜리 상가빌딩의 시세는 24억원.

보증금 4억원에 월 임대수입으로 1천7백60만원이 나온다.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연 10.5%에 달한다.

◇주의할 점=부동산 공동투자의 이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 의견조율이 쉽지 않은데다 소유권 문제를 명확히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기부상에 지분관계를 명시해 두는게 좋다.

이와함께 △임대수익 분배방법 △부동산 관리방안 △향후 매도시기 등 기본적인 사항을 정해 공증을 받아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박윤철 법무사는 "일반 투자자들이 아닌 친인척이나 지인들끼리 공동투자를 하더라도 등기부상의 권리관계를 확실히 해둬야 한다"며 "가까운 사이일수록 공증을 통해 분쟁의 소지를 미리 제거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