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인상바람이 거세다.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서 집값상승세가 한 풀 꺽이고 있는데도 서울 및
수도권에서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분양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에선 30평형대 분양가가 올 봄보다 최고 3천만원이나 상승
했다.

동대문구 은평구 등 서울외곽지역과 경기도 용인 수원 등 수도권에서도
공급가격이 지난해 말에 비해 평형별로 1천만~5천만원 정도 올랐다.

이들 지역 평균 분양가는 올봄에 비해 10%이상,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선
20%이상 인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파트 내장과 시설이 고급화됐다해도 수요자들이 느끼는 체감분양가는
작년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분양가가 오르는 것은 주택업체들이 분양이 잘 되는 지역에선 아파트
품질을 높이는 대신 가격을 올려 받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이달초 서울 9차 동시분양에 나온 서초동 한신아파트 34평형의 분양가는
2억4천9백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월 같은 서초동에서 분양된 삼성아파트 32평형에 비해 3천만원
이나 비싼 가격이다.

역시 이달초 공급된 이문동 삼성아파트 35평형 가격(1억8천1백만원)도 지난
5월 분양된 이문동 대우아파트 35평형(1억4천4백90만원)보다 3천만원가량
높다.

6개월이 채 안된 기간에 25% 이상이나 오른 셈이다.

은평구 갈현동 현재아파트 48평형(2억7천만원)도 지난 3월 인근 지역에서
공급된 현대아파트 47평형(2억4천3백만원)보다 3천만원정도 값이 높게 책정
됐다.

경기 용인 수원 안산 등 수도권에서도 분양가 상승 현상이 뚜렷하다.

11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용인 수지 LG빌리지 3차 63평형(3억8천6백만원)은
지난해 11월 같은 지역에서 분양된 LG빌리지 2차 62평형(3억3천만원)보다
5천6백만원 비싸다.

이달초 분양된 수지 금호 48평형(2억6천1백40만원)도 지난해 상반기 공급된
동문 44평형(2억2천8백70만원)에 비해 분양가가 3천만원가량 높다.

평형 차이를 감안해도 차액이 1천5백만원을 넘는다.

현대산업개발이 수원 곡반정지구에서 분양중인 현대아파트 분양가는 올
상반기에 인근에서 공급된 아파트들보다 평형별로 15%이상 비싸다.

이 아파트 28평형 분양가(1억1천6백만원)는 지난 6월 분양된 천천2지구
신명 27평형(9천7백만원)에 비해 1천8백만원이나 높다.

최근 청약을 끝낸 안산 고잔지구 대림아파트도 지난 3월 이곳에서 분양된
대우아파트보다 20%이상 높게 책정됐다.

서울 수도권에서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은 대부분 고품질 고가격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혀 분양가 인상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올들어 주택업체들의 분양전략이 제값 받고
제대로 짓자는 쪽으로 바뀌면서 분양가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대한주택보증
의 분양보증 수수료율이 최고 2배이상 오를 전망이어서 분양가 추가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