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걱정이다. 연말을 앞둔 수출업계
는 벌써 비상이 걸렸고 환율급등에 대한 정부대책을 촉구하고 목소리도 커지
고 있다.

물론 원화가치 상승이 우리경제의 성공적인 외환위기 극복과 앞으로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면 당연한 현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21일 원화환율이 1년여만에 처음으로 1천1백원대에 진입한
것은 그동안 외자유입이 활발히 이뤄진데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
가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얼핏보면
그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현실에 비춰볼때 최근의 원화강세는 앞으로의 경제회복
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을뿐 아니라 자칫 지금까지 추진해온 위기극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없지않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직접나서기는 어렵고 그럴 방법도 마땅치않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
중앙은행이 시장참여자의 일원으로서 가격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다. 원화의 고평가를 시정하는 것외에 급등락으로 인한 기업활동의 혼선을
예방해야 할 필요성도 더욱 절실하다.

원화 고평가로 인한 부작용중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이 수출위축이다.
업계는 최소한 환율이 달러당 1천3백원~1천3백50원은 되어야 채산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내년 세계경제는 더욱 위축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적어도 2백억달러이상의 경상수지흑자를 시현해야하는 우리로서는
크나 큰 애로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결정하는 환율안정이
무엇보다 중요다다. 수출이 위축되고 외자이탈이 가속된다면 또다시 외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의 환율하락은 주식투자자금 등 단기외자 유입이 급격히 늘어난데 큰
원인이 있다고 한다. 산업의 국제경쟁력 회복과는 거리가 멀고, 따라서 그만
큼 외화유출로 인한 경제교란 위험도 있다. 환율안정이 필요한 또다른 이유
중의 하나다.

더욱 주목해야 할 일은 우리 경제의 구조개편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구조조정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수출의존도
가 높은 우리경제에서 수출이 위축된다면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전제가 되는
경기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수 밖에 없고 실업이 더욱 늘어나 전체경제운용에
큰 짐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외환위기는 아직 끝나지않았다. 그동안 누차 강조한바 있지만 수출확대는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다. 안정적인 외자유치도 계속돼야 한다. 우리 경제
현실에서 원화의 지나친 고평가는 어느모로 보나 독이다. 환율이 22일 달러당
1천2백원대로 회복돼 그나마 다행이지만 강세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환율급등을 결코 방치해선 안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