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TPG에 단독 실사 기회…이달말 계약 체결할 듯
호텔롯데 등 지분 61% 매각 협상
우버·에어비앤비 성장 이끈 TPG
독과점 리스크 없고 자본력 강점
계약 성사땐 해외사업 확장 탄력
이 기사는 6월 30일 오후 4시55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미국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국내 렌터카 1위 롯데렌탈을 품는다. 단독 정밀 실사가 진행 중이다. 큰 문제가 없으면 롯데렌탈 대주주인 롯데그룹 측과 7월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TPG는 460조원(약 3030억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선두권 PEF다.
◇ 글로벌 자본 업고 덩치 키운다
30일 렌털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TPG에 단독 실사 기회를 부여하며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 이날 TPG는 롯데렌탈 경영진과 만나 경영 현안에 관해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EQT, 베인캐피탈 등 쟁쟁한 글로벌 PEF가 롯데렌탈 인수에 관심을 두는 가운데 TPG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SPA에 가장 근접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TPG 측에 비공개 회사 실사용 정보를 공유하고 경영진 미팅을 주선하는 등 유력한 인수 후보로 대우하고 있다”며 “실사와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면 7월 말 SPA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TPG가 롯데렌탈을 인수하면 핵심 수익원인 법인 장기렌트·리스와 중고차 경매(롯데오토옥션) 사업을 키우는 한편 글로벌 PEF의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조달 구조를 개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렌터카시장은 대형 사업자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중소 지방업체가 나머지를 나눠 갖는 과점 구조다. 롯데렌탈은 차량 등록대수 기준 점유율 20%대로 1위, SK렌터카가 2위이며 현대·하나·KB캐피탈 등 금융 계열이 뒤를 잇는다. 특히 롯데렌탈은 시장의 핵심인 법인 장기렌터카에서 입지가 탄탄하고 전국 영업망과 정비·중고차 판매 네트워크를 두루 갖춰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알짜 회사’로 꼽힌다.
TPG가 글로벌 플랫폼 투자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차량 호출 우버,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플랫폼에 초기 투자해 키운 적이 있다. 이런 경험이 차량 렌털·구독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거래 완주 능력’도 협상에서 앞선 영향 중 하나다.
홍콩계 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롯데렌탈 인수를 시도했지만 이미 업계 2위 SK렌터카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불허하며 거래가 무산됐다. TPG는 세계적으로 렌터카 사업체가 없어 공정위 심사 부담에서 자유롭다.
◇ 모빌리티 투자 경험이 강점
TPG는 1992년 데이비드 본더맨과 짐 콜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해 2022년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우버,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등의 성장을 이끌었고 미국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인 다이렉트TV, 미국 대형 정신건강 기업 라이프스탠스헬스, 호주 최대 펫케어 기업 그린크로스 등을 보유 중이다.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외환위기 당시 제일은행(현 SC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의 모회사로 이름을 알렸고, 제일은행 매각 후 한국을 떠났다가 2016년 이상훈 대표를 필두로 재진출했다. 한국 재진출 후 첫 투자 대상은 카카오모빌리티로, 2017년 약 5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2대주주다. 2023년 말 약 3000억원에 인수한 화장품 용기업체 삼화를 지난해 7월 KKR에 8000억원가량에 매각해 1년 반 만에 배당을 포함해 9000억여원의 수익을 내는 등 회수 실력을 입증했다.
인력 구성에서도 한국 사무소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지낸 이 대표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 등을 주도한 윤신원 부대표가 주축이다. 두 사람 모두 TPG 글로벌 파트너로, 이 자리는 전 세계 TPG 임직원의 약 2%, 60명 안팎만 오르는 최상위 직위다. 이번 롯데렌탈 인수가 성사되면 TPG가 한국에서 집행한 역대 최대 규모 거래가 될 전망이다.
최다은/안대규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