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는 보고서와 관련한 질문에 이전처럼 "민주당이 꾸며낸 사기"라는 입장이 아닌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는 말로 태도가 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2023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부분에 대해서도 "칭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게 뭔 줄 아냐"며 "바로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 때문이라는 의도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밤에 불빛도 없이, 레이더도 없는 적 함선들을 상대로 한밤중에 22척의 배를 빼냈고, 격침시켰다"며 "그게 바로 유가가 배럴당 85달러까지 치솟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매일 밤 수백만 배럴의 석유를 빼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누가 이 사실을 몰랐는지 아냐"며 "바로 이란이다. 지금껏 몰랐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답이 끝나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상대로 비밀 작전을 벌여 1억 배럴 이상의 석유를 전 세계에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0척 이상의 상선이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들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소비자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게 현지 매체의 반응이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이 이란에서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반출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라이트 장관은 "미군이 이란과 오만 사이의 해협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유조선의 통항을 지원했으며, 지난주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수송량이 매우 의미 있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인플레이션 관련 우려에 "나는 미국인들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란과의 전쟁에서 내 목표는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번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까지 나오면서 민주당원들은 해당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빠르게 공유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자 백악관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한 항목들이 있다"고 반박했다. 신차, 처방약 가격 등과 자동차 보험료 등은 오히려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것. 그럼에도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 수치를 시간당 임금 변동률과 함께 살펴보면, 소득 대비 소비 여력이 감소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우호적인 뉴욕포스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맥락 없이 발언이 보도됐다"고 해명했다. "전쟁이 끝나면 좋아질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수치가 많이 낮아질 것이고 그게 내가 얘기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이 늘 맥락과 상관없이 보도된다고 불만을 드러내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수치는 종전 즉시 아주 낮아질 것이다. 이미 아주 낮고 (향후에도)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