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동맹' 李·마크롱 "호르무즈 공동 대응, 원전도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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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佛 정상회담…'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AI·양자·핵심광물 등 협력 강화
한수원-佛 핵연료 전주기 MOU
안보지형 변화에 軍 교류 확대
< 韓·佛 대통령 부부 건배 >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경 여사, 마크롱 대통령, 이 대통령,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원전, 양자기술 등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인적 교류를 확대해 문화 협력을 늘린다. 두 정상은 미국·이란 전쟁발(發)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李 “원전 시장 공동 진출 기반”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그 결과를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공개했다. 두 정상은 22년 전 구축된 양국 간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의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는 1886년 수교 이래 140년 동안 대한민국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 친구”라며 “6·25전쟁 때는 전우로 함께했고 원자력, 고속철도, 생명공학 등 우리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조력자로 함께해왔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관계 격상을 “양국 가치 수호와 안보 강화, 번영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61년 된 문화·기술협력 협정을 최근 문화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는 쪽으로 개정했다. ‘AI·반도체·양자기술 분야 협력 의향서(LOI)’ ‘핵심광물 및 금속 분야 협력 의향서’에도 서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국영 원전 기업 오라노 간에는 우라늄 확보부터 변환·농축까지 핵연료 전(全) 주기 포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 원전에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 공동 진출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프랑스가 유럽 원전 시장에서는 경쟁 관계지만, 연료 공급망 문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남 영광 해마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MOU도 맺었다. 한수원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공동 지분투자를 하고 우리 측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협력하는 내용이다. 양국은 150억달러(2025년 기준) 수준인 교역 규모를 2030년 2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 韓·佛 경제인 한자리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첫 번째)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두 번째)이 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이솔 기자


◇중동發 에너지 위기 “공동 대응”

양국 간 국방·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한 점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결과물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핵 위협 고도화 등 역내 안보 지형 변화 대응에 양국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사태로 에너지 안보 위협이 촉발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공동성명에는 “양국은 정기적인 전략적 교류, 양국 군 간 상호 운용성 제고, 정보 교류 강화를 통해 국방 협력 관계를 심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결 방안도 깊이 있게 논의했다. 두 정상은 호르무즈해협 등 주요 해상 운송 요충지에서 항행의 자유가 지속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이 야기한 경제 및 에너지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자 정책 경험과 전략을 공유하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국빈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경제·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재영/김대훈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