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도 이렇진 않았는데…3억 넘는 車 줄휴업"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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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영업 실태(中)
설 연휴인데 물동량 뚝 끊긴 물류
내수 침체 등 여파로 불황 체감
물류창고업체 전년比 32곳 급증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10일, 경기 이천시 부발읍 삼성종합물류 차고지. 대당 3억5000만원짜리 대형 화물트럭 6대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명절 특수로 분주해야 할 시기지만 일감이 없어 차량이 '발이 묶인' 것이다. 이 회사는 보유 차량 41대 가운데 6대가 멈춰 선 상태다. 평소 같으면 24시간 365일 풀가동으로 쉴 틈이 없었다고 한다.
이 회사 관계자 A씨는 "원래 명절 때면 보름 전부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바빴다"며 "지금은 우리 차들도 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 주력 품목인 소주·음료 등 식음료 물량은 크게 줄었다. 그는 "3교대로 돌아가던 공장 라인이 1개로 축소됐다"며 "왕복 운행이 편도 한 번으로 줄었다"고 했다. 일감이 끊기자 운송기사들도 하나둘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불경기 여파로 전국의 물류창고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폐업 규모는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형 유통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물류창고업체 폐업 32곳 급증
한경닷컴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폐업한 물류창고업체는 총 132곳으로 전년 대비 32곳이 증가했다. 한해에 30곳이 넘게 물류창고가 폐업한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팬데믹으로 일어난 '물류 붐'이 지나간 후 후유증처럼 2023년 역대 최다인 158곳이 폐업하면서 조정이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불황의 기운이 확산한 탓이라는 풀이가 나온다.전재범 경기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이사장은 "화물차 가동률을 보면 경기를 알 수 있는데, 지금 물동량이 많이 줄었다"며 "건축비가 엄청나게 상승하면서 건축자재 물량도 많이 줄었다. 이게 2~3년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반도체처럼 부피가 작고 무게가 덜 나가는 품목이 끌어올린 착시"라며 "실질적으로 물동량에 도움이 되는 제품의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천항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물량이 완전히 끊겨 회복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주요 택배사도 물량이 30% 빠졌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 불경기에 시장 재편까지
여기에 쿠팡과 마켓컬리 등 대형 온라인 유통사가 빠르게 성장하며 이른바 '거상' 중심으로 창고 수요가 쏠리고 상대적으로 중소형 창고의 업황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홈플러스의 경영 위기, 대형마트·편의점 등 전통 유통채널의 정체도 한몫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오프라인에서 잘 안되고 있는 영역을 더 살리고 지역 및 업종 간 연결성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장서 고충 쏟아진다…"규제 풀어 투자 유도해야"
송 의원은 "김대중(DJ) 정부 때 IMF 위기에서 그린벨트·토지공개념까지 손을 대며 과감하게 규제를 풀었다"며 "지금이야말로 그 수준의 규제 완화로 민간 투자를 유도해야 경제 대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우/신현보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