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고장"…CCTV 5차례 포착하고도 월북 놓친 軍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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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영상 저장 시간이 실제 시간과 4분 차이나"
CCTV로 5차례 포착됐지만 3시간 지나서야 작전
합동참모본부는 5일 서울 용산동 국방부청사에서 월북한 탈북민 김모씨(30)에 대한 전비태세검열실의 검열 결과를 발표했다. 합참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1일 오후 6시36분께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 남측 철책을 넘는 장면은 CCTV 3대에 모두 다섯 차례 포착됐지만 GOP 감시병은 실시간 CCTV 영상에서도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소대장을 포함해 병력 6명이 김씨가 GOP 철책을 넘는 과정에서 광망(철조망 감시센서)이 작동해 경고음이 울린 직후 출동했음에도 이들은 현장에서 ‘특이사항이 없다’고 판단했다.
군이 작전병력을 투입한 것은 김씨가 철책을 넘은지 3시간 뒤인 오후 9시17분께 열상감시장비(TOD)로 비무장지대(DMZ)내에서 이동중이던 김씨를 발견하고 나서였다. 하지만 현장 대대장은 그마저도 김씨가 월북이 아닌 귀순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초기에 작전을 실시할 때 최초 식별된 위치, 해당 지역 지형 등을 보고 판단했을 때 귀순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며 “이격거리 등으로 인해 미상인원과 접촉 및 차단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월책으로부터 3시간이 지난 뒤에야 시작된 작전은 귀순을 염두에 뒀고, 결국 김씨가 이미 너무 멀리 간 뒤라 잡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씨가 2020년 11월 ‘월책 귀순’할 당시 “경계 실패는 아니다”며 “과학화 감시시스템이 미흡했다”고 했던 군은 이번에는 머리를 숙였다. 전동진 합참 작전본부장은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월북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